[정의]

조선 전기 해남 출신의 문신.

[개설]

임억령(林億齡)[1496~1568]은 호남 시학(詩學)의 스승이라 불리는 인물로, 최부(崔溥)·유희춘(柳希春)·윤구(尹衢)·윤선도(尹善道)·박백응(朴伯凝)과 함께 해남읍 해촌서원(海村書院)에 모셔져 있다.

[가계]

임억령의 본관은 선산(善山)이며 자는 대수(大樹), 호는 석천(石川)이다. 고조할아버지는 동복현감을 지낸 임간(林幹), 증조할아버지는 증 이조참의 임득무(林得茂), 할아버지는 진안현감을 지낸 임수(林秀)이다. 아버지는 임우형(林遇亨)이고 어머니는 참봉 박자회(朴子回)의 딸 음성박씨(陰城朴氏)이다. 형은 임천령(林千齡)·임만령(林萬齡), 동생은 임백령(林百齡)·임구령(林九齡)이다.

[활동 사항]

임억령은 1496년(연산군 26) 해남 남문 밖 해리에서 선산임씨 임우형과 은성박씨의 5남 1녀 가운데 셋째로 태어났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었지만 어머니의 뜻에 따라 일찍이 학문의 길을 걸어 숙부 임우리(林遇利) 밑에서 공부하였다. 임우리는 점필재(佔畢齋) 김종직(金宗直)의 학맥을 이은 금남(錦南) 최부(崔溥)의 제자로, 고매한 인품과 학덕을 쌓은 선비였다. 또한 임억령은 전주통판(全州通判) 등을 지낸 외숙부 박곤(朴鯤)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시적 자질을 키웠다.

임억령은 박상(朴祥)의 문인으로 1516년(중종 11) 진사가 되었고, 1525년(중종 20) 식년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그 뒤 부교리·사헌부지평·홍문관교리·사간·전한·세자시강원설서 등 여러 직위에 임명되었다. 1545년(명종 즉위년) 을사사화 때 금산군수로 있었는데, 동생 임백령이 소윤(小尹) 일파에 가담하여 대윤(大尹)의 많은 선비들을 추방하자 자책하며 벼슬을 사퇴하였다. 그 뒤 임백령이 원종공신(原從功臣)의 녹권(錄券)을 보내오자 크게 노하여 이를 불태우고 해남에 은거하였다.

임억령은 이후 다시 등용되어 1552년(명종 7) 동부승지·병조참지를 역임하였고, 이듬해 강원도관찰사를 거쳐 1557년(명종 12) 담양부사가 되었다. 임억령은 천성적으로 도량이 넓고 청렴결백하며, 시문을 좋아하여 사장(詞章)에 탁월하였으므로 당시의 학자들이 존경하였으나 관직에는 맞지 않았던 것으로 사신(史臣)들이 평하였다. 임억령은 1568년(선조 1) 사망하였다.

[학문과 저술]

임억령의 작품집인 『석천집(石川集)』은 5권 5책으로서 시 2,000여 수와 제문 2편, 묘갈명 3편, 기(記) 1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편찬 시기는 알 수 없으나, 권 1은 1526년 이후, 권 2는 1542년 이후, 권 3은 1553년 이후, 권 4는 1554년 이후, 권 5는 1559년 이후에 각각 쓰였다.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소장되어 있다,

또, 이황(李滉)의 『퇴계문집(退溪文集)』에도 임억령의 시 31편이 수록되어 있다. 담양의 가사문학관에는 고종 연간의 간행본인 『석천집』과 『석천선생시집(石川先生詩集)』, 『석천집』의 목판(木板), 『파산사언시』 등과 애용하던 옥배(玉杯) 등이 보존되어 있다.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 만송문고에는 『석천시집』이 포함되어 보존되고 있다.

[묘소]

임억령의 묘소는 해남군 마산면 장촌리에 있다.

[상훈과 추모]

임억령은 전라남도 화순의 도원서원(道源書院), 해남의 해촌서원, 담양의 성산사(星山祠)에 배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