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3012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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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祭禮 |
영어공식명칭 | Ancestral Ritual Formalities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남도 해남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옥희 |
[정의]
전라남도 해남 지역에서 조상에게 제사를 지낼 때 지키는 예절.
[개설]
우리 민족은 조상을 섬기는 방법의 하나로 제사를 매우 중요시하여 왔다. 예로부터 부모를 섬기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으니, 살아 계신 동안에는 봉양하는 일이고 돌아가신 뒤에는 상을 치르는 일이며, 상을 마친 후에는 제사를 모시는 일이라 할 정도였다. 이렇듯 제사를 중요시하다 보니 제례, 즉 제사를 지내는 의례 또한 엄격히 지켜 왔다. 우리나라의 제례는 영혼이 불멸한다는 신앙을 동반하고 있으니, 조상의 영혼이 딴 세상에 살아 있으며 기일이 되면 옛집을 찾아온다는 믿음에 근거하여 제사 음식을 차리고 축문을 읽었다. 영혼은 야간에만 다닐 수 있다고 믿었던 까닭에 제사 지내는 시각도 밤 열한 시 이후 첫닭이 울기 전으로 정하였다.
해남 지역에서도 제례는 자손들이 조상을 기억하고 정성을 표하는 의례로, 차례와 기제사, 시제사 등에서 행하여 왔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제사에 대한 관념도 크게 바뀌어, 여러 사람의 제사를 함께 모시는 합제(合祭)가 늘어나고 제사를 지내는 시간이 앞당겨졌으며, 제사 음식과 절차도 간소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기제사]
기제사(忌祭祀)는 조상의 기일에 집안에서 모시는 제사이다. 기제사는 조상이 살아 있던 날에 지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죽은 날 전날 밤에 상을 차려 자시(子時)[밤 열한 시부터 오전 한 시까지]에 맞춰서 제사를 지낸다. 하지만 요즘은 꼭 자시에 지내지 않고 그전에 지내기도 하는데, 그 대신에 자정이 넘어 제사상을 거둔다. 기제사는 사대봉사(四代奉祀)[고조·증조·조부·아버지의 4대 신주를 모시는 것]를 원칙으로 한다. 과거에는 사대봉사를 철저하게 지켰다. 하지만 많은 가족이 외지에 나가 사는 상황에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합제를 지내는 집도 많다.
제사상 차림은 신위를 기준으로 해서 1단에는 밥과 국, 술이 올라간다. 2단에는 탕류가 올라간다. 3탕이나 5탕이 오른다. 3단에는 전, 산적, 포, 떡 등이 오른다. 4단에는 나물류가 오르며, 5단에는 어류가 올라간다. 마지막 6단에는 돼지고기와 과일류가 오른다. 그러나 이러한 단이 꼭 지켜지는 것은 아니며 4단과 5단을 합쳐 올리기도 한다. 기제사의 제사상은 한 명의 조상에 한 상을 원칙으로 하지만, 둘 이상의 조상을 함께 모시는 경우, 본상 하나에 메밥과 국, 술잔을 각각 올린다.
기제사 차례는 집안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대체로 영신(迎神)-강신(降神)-참신(參神)-초헌(初獻)-독축(讀祝)-아헌(亞獻)-종헌(終獻)-첨작(添酌)-삽시정저(揷匙整箸)[조상이 제사 음식을 먹기를 바라면서 메 중앙에 숟가락을 꽂고 젓가락을 바로 놓는 것]-합문(闔門)-계문(啓門)-헌다(獻茶)[국을 물리고 숭늉이나 맑은 물을 올리는 것]-철시복반(撤匙復飯)[숭늉 그릇에 놓인 수저를 거두고 메 그릇의 뚜껑을 덮는 것]-사신(辭神)-철상(撤床)–음복(飮福) 순으로 진행된다.
[차례]
차례는 시절 명절에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이다. 차례에 모시는 조상은 고조까지이며, 기제사의 사대봉사와 동일하다. 차례를 지낼 때, 위패로 모셔진 조상은 위패를 신위에 놓으며 그렇지 못한 경우는 지방(紙榜)으로 대신한다. 보통은 양위[부부]를 합쳐서 모신다. 차례상에 신위를 놓는 순서는 고조 양위를 서쪽에서부터 놓는다. 차례의 주관자는 집안의 장손이며, 그 형제와 자손들이 함께한다. 현재는 자손들의 참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만약에 차남이나 자손들이 별도로 자신의 집에서 차례상을 차린다면 부모상만 차린다.
과거에 차례상은 조상들의 위패가 모셔진 말레[마루] 등에 차렸다. 하지만 현재는 안방이나 부엌에서 차례상을 차린다. 차례를 위해서 본상과 더불어 성줏상을 차리는 집들도 있다. 성줏상은 본상의 제물과 같은 종류로 차리기는 하지만 수를 적게 해서 간단하게 한다. 더불어 조상신과 함께 왔지만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신들을 위해 거리상을 차린다. 차례상 차림은 일반적인 기제사 차림을 따른다.
[시제사]
산소에서 지내는 문중 제사인 시제사(時祭祀)는 기제사에서 모시는 조상보다 윗대, 일반적으로 5대조 이상의 조상을 특정한 날에 한 번에 모시는 제사로, 흔히 시제(時祭), 시향(時享), 시사(時祀), 시양, 세양 등으로 부른다. 시제사는 보통 음력 4월이나 10월 중 특정한 날에 행한다. 하지만 요즘은 많은 사람이 대도시로 나가서 살고 있으며, 생업 등을 이유로 평일 제사에 참석하는 데에 어려움이 따르기에 보통 음력 4월과 10월의 토요일이나 일요일로 날을 정해서 시제를 행한다.
시제의 절차는 기제사와 같은데, 초헌은 유사나 종손(宗孫), 또는 문중의 원로(元老)가 한다. 만일 제사 때 비나 눈이 와서 산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이 어려울 때는 제각(祭閣)에서 지낸다. 시제사로 모시는 조상은 대개 종갓집 장손으로부터 5대 이상의 조상을 모신다. 시조가 난 곳인 본향일 경우에는 5대조부터 시조까지를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시조까지 시제로 모시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시제를 모시는 경우를 살펴보면, 5대조부터 파시조나 중시조가 대상이 된다.
[현대의 제례]
기제사는 사대봉사를 원칙으로 하지만 현재는 사대봉사를 꼭 행하지는 않는다. 현재 해남 지역의 많은 집안에서 이대봉사, 삼대봉사가 행해지고 있으며, 조부모와 증조부모를 시제사로 모시는 집안도 많아서 일대봉사가 행해지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제사 지내는 시간도 엄격히 지켰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자식들이 외지로 나가 있는 경우가 많아 부부 내외만 제를 모시는 경우도 있고, 초저녁에 일찍 제사를 모시고 밤에 각자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즉 생업 환경의 변화로 말미암아 모든 제사 절차가 간소화되거나 생략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생활 민속적 관련사항]
해남 지역에서는 제사 음식을 장만할 때 어류 중에서는 이름 끝에 ‘치’ 자가 붙은 생선을 금기시하고, 과일 중에서는 복숭아, 곡류 중에서는 붉은 팥을 금기시한다. 양념 중에도 고춧가루와 마늘이 들어간 음식은 금기시한다. 귀신이 붉은색과 마늘을 싫어한다는 관념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