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포천시 가산면과 소흘읍 지역에서 고사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고사 효시」는 무섭고 잔인한 호랑이를 할머니와 주변의 일상적인 사물과 생명들이 협력하여 물리쳤다는 호랑이 퇴치담이자 이 일로 고사가 생겨났다는 고사 유래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1994년 9월 대진 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간행한 『제3차 답사자료집』-가산면·소흘면에 수록되어 있다. 1997년 포천 군지 편찬 위원회에서 발행한 『포천 군지』에도 실려 있다.

[내용]

옛날에, 개 호랑이 등 모든 사물들이 말을 했을 때 어느 할머니가 있었다. 그 할머니는 자식도 남편도 없이 혼자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 할머니가 조를 심고 있는데,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호랑이가 할머니를 잡아먹겠다고 하자, 할머니는 이대로 호랑이의 입속으로 들어가면 너무 억울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호랑이에게 이 밭을 마저 매고 나면 잡아먹으라고 했다. 또 호랑이에게 부탁해서 팥죽을 쑤어서 먹을 수 있게 해 달라고 했다.

할머니는 호랑이의 허락을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아껴 두었던 팥을 꺼내서 맷돌에 갈았다. 그런데 맷돌이 왜 팥을 타느냐고 하자, 할머니는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맷돌이 그 팥죽을 쑤어서 나에게 빌라고 했다. 할머니는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여 그렇게 했다.

또 닭이 알을 낳고 내려오자, 달걀이 자기에게도 팥죽을 쑤어 놓고 빌라고 하고, 개똥이 들어오면서도 자기에게 빌라고 하고, 문고리, 멍석, 지게 역시 자기들에게도 팥죽을 한 그릇씩 쑤어 빌라고 했다. 할머니는 그들의 말에 따라 그대로 빌었다.

얼마 후에 호랑이가 내려와서 할머니를 잡아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그만 호랑이가 개똥을 밟아 미끄러져, 아궁이 속으로 머리가 들어가 버렸다. 이때 달걀이 아궁이에 들어가 탁 튀어서 호랑이 눈이 멀게 되었다. 할 수 없어서 호랑이가 뒤로 나가는데, 문고리에 맷돌이 매달려 있었다. 결국 호랑이는 맷돌에 머리를 맞아 죽었다. 호랑이가 죽자, 멍석이 그 시체를 돌돌 말아서 지게에 지고 나갔다. 이런 일이 있은 후로 비로소 ‘고사’라는 것이 생겨났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고사 효시」의 주요 모티프는 ‘호랑이의 협박’, ‘할머니와 주변 물건들의 응징’ 등이다. 「고사 효시」는 무자비한 동물의 상징인 호랑이에게 핍박을 받던 할머니가 맷돌, 달걀, 개똥, 문고리, 멍석, 지게 등 생활 주변에 있는 사소한 물건들의 도움으로 응징하여 호환(虎患)에서 벗어났다는 맹수 퇴치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