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00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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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將軍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
집필자 | 이병찬 |
수록|간행 시기/일시 | 1997년 - 「남해 장군」 『포천 군지』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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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간행 시기/일시 | 2000년 - 「남해 장군」 『포천의 설화』 수록 |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 1995년 8월 - 「남해 장군」 이병찬이 김한길에게 채록 |
채록지 | 「남해 장군」 채록지 -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중리 |
성격 | 신이담|영웅담 |
주요 등장 인물 | 포수|노인 부부|남해 장군[구렁이 아이]|용마|과부|임꺽지 |
모티프 유형 | 구렁이 변신|괴물 퇴치|용마 내기 |
[정의]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지역에서 남해 장군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남해 장군」은 포천과 인접한 철원을 배경으로 구렁이 아이의 탄생, 임꺽지[괴물] 퇴치, 용마와 내기 등을 다룬 일종의 신이담이자 영웅담이다. 남해 장군은 철원의 금학산 자락에서 구렁이의 화신으로 태어나고, 어려서부터 비범한 능력을 보인다. 과부의 집에 들락거리는 괴물 ‘임꺽지’를 죽여 영웅으로서의 면모를 보이지만, 끝내 자신의 용마(龍馬)와 쓸데없이 생사(生死)를 건 내기를 하여 그 결과로 용마도 죽고 자신도 용마를 따라 죽는다는 이야기이다.
[채록/수집 상황]
1997년 포천 군지 편찬 위원회에서 간행한 『포천 군지』와 2000년 이근영·이병찬 등이 엮고 포천 문화원에서 발행한 『포천의 설화』에 각각 수록되어 있다. 이는 1995년 8월 이병찬이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중리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김한길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철원 동성읍 갈말면에 포수가 있었다. 가을이 되어 날씨가 좋은 어느 날, 친구들 몇이서 얘기를 하고 있었다.
“여보게들!”
“아, 왜 그러나?”
“우리 심심한데 여기 있으면 뭐하나? 우리 저기로 사냥 좀 가세.”
그렇게 해서 그들은 올강 망태에 밥을 싸가지고 금학산으로 갔다. 올라가 높은 곳에서 들판을 내려다보니 산세가 험하고 안개가 자욱했다. 점심때가 되었는지 배가 고파 점심을 먹고, 이리저리 다니다가 보니 어느덧 해가 지려고 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어떤 시커먼 나무토막에 앉아 쑥취를 태워 곰방대에 넣고 피웠다. 그들은 앉은 자리가 그저 나무토막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담배 불을 털어 내는 순간 그것이 움직이자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때 구렁이가 혀를 널름널름하며 아가리를 크게 벌리고 다가왔다. 그래서 포수가 총으로 대갈통을 쏘니까, 연기가 나와 구슬처럼 동글동글하게 뭉쳐서 길옆을 따라 내려갔다. 그것을 보고 한 사람이 말했다.
“저기 연기가 왜 저렇게 몰려 내려가지?”
“뭐, 천천히 내려가는데.”
“그럼 어떻게 된 일인지 가 보세.”
그 연기는 상노리를 지나 오지리 못가서 못골이라는 동네로 가서, 한 오막살이집의 싸리문으로 들어가더니 그 집 방안으로 쏙 들어갔다. 포수들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으나, 예의를 차리느라고 금방 가서 부를 수는 없고 얼마간 기다리다가 말했다.
“주인장, 계십니까?”
그러자 한 노인이 나왔다. 그런데 이 노인의 얼굴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노인은 자식이 없이 살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노인 부부가 관계를 한 것이었다. 포수가 자기들이 산에서 내려오는 연기를 쫓아 여기까지 찾아들어 왔다는 말을 하고, 그것이 노인의 집안과 무슨 연관이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노인이 자신들의 관계를 떠든다고 화를 내자, 포수는 산에서 있었던 일부터 여기까지 찾아온 일까지를 모두 이야기했다. 그리고 다음 해 팔월에 다시 찾아오겠다고 하며 그 집을 떠났다.
그 이듬해에 할머니는 아들을 낳았는데, 누가 찾아오면 먼저 애부터 감추었다. 약속한 날이 되자 포수가 찾아와서 그 아이의 이름을 ‘남해 장군’이라고 지어 주었다. 그것은 남이 해 주어서 낳았다는 뜻이었다. 남해 장군은 일곱 살이 되어 서당에 다녔다. 서당에 다니며 고석정에 가서 공부를 했고, 공부를 어느 정도 했을 쯤에는 용마산에서 용마를 얻었다. 남해 장군은 용마를 타고 밤낮 무술 훈련을 하였다. 남해 장군은 워낙 인물이 잘나서 많은 여자들이 호기심을 가졌으나 그가 무관심하자, 여자들이 하나 둘씩 병들어 죽었다. 하루는 남해 장군이 훈련을 마치고 술집에 갔는데, 거기에 마침 어느 과부가 있었다. 그래서 그가 과부에게 묻기를
“이 집에 밤 열시만 넘으면 남자가 하나 들어오지요?”
라고 했다. 그러자 과부는 아니라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남해 장군이 어떻게 생기고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하니, 과부는 사실대로 그렇다고 말했다. 남해 장군이 그 남자가 언제쯤 온다고 하며 갔느냐 물으니까, 그녀는 이번에도 또 모른다면서 거짓말을 했다.
한편 동송의 진벌이라는 동네에 큰 연못이 하나 있었다. 그런데 동네 사람들이 벌판에 가서 일을 한다고 하면서 일을 해도, 자기 집일은 하나도 하지 않고 해가 넘어갈 때까지 그 저수지[연못]에 성만 쌓고 있었다. 즉 사람들이 집에서 밥을 이고 나가서 자기는 자기 집 논일을 한다고 하는데, 해가 넘어갈 때 보면 그 저수지의 성을 쌓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이 논일을 하려고 일꾼을 사서 일을 해도, 역시 그 일꾼도 마찬가지로 그 곳에서 성만 쌓고 있었다.
남해 장군이 그것을 보고 저수지에 사는 임꺽지가 과부 집에 다니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과부에게 그가 몇 시쯤에 오느냐고 물어보고는 그 과부 집에 숨어 있다가 임꺽지를 죽였다. 그러자 이튿날부터 사람들은 자기네 논일을 하고 다시는 저수지의 성을 쌓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는 동안에 남해 장군은 활 쏘는 연습, 칼 쓰는 법 등을 다 배웠다. 이제 세상으로 나아갈 일만 남아서, 하루는 용마에게 말했다.
“너도 조선의 초석을 먹고 사는 짐승이고, 나도 조선 땅에서 난 곡식을 먹고 자랐다. 너와 내가 이제껏 함께 살아왔는데, 네가 나하고 약속할 일이 하나 있다. 그것은 내가 활터에서 방울을 단 화살을 쏠 테니까, 네가 그 화살보다 먼저 가면 살고 그렇지 못하면 너는 내 손에 죽을 것이다.”
용마가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장군이 화살 쏘는 소리에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달리다가 복개 밑의 월정리 도랑에서 한쪽 다리는 건너고 다른 한쪽 다리는 이쪽의 땅을 딛고 서 있었다. 그때 남해 장군이 왜 안 가고 여기 서 있느냐고 호통을 치고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하며 칼로 말의 모가지를 베어 버렸다. 말의 모가지가 땅에 떨어지고 나니, 그제야 화살이 옆에 와 쩔겅하고 떨어졌다. 이것은 죽은 여자들의 혼과 임꺽지의 혼이 화살을 잡고 있다가, 말이 죽은 후에야 그것을 떨어뜨린 것이다.
이리하여 남해 장군은 자신의 훌륭한 말을 죽인 죄책감 때문에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었다. 그러니까 남해 장군은 장군으로 이름만 났지, 실제로는 임꺽지 하나만 잡은 셈이 되었다.
[모티프 분석]
「남해 장군」의 주요 모티프는 ‘구렁이 변신(變身)’, ‘괴물 퇴치’, ‘용마 내기’ 등이다. 불우한 영웅의 전형을 보여 주는 「남해 장군」은 다양한 모티프로 구성되었는데, 이야기꾼이 하나의 이야기로 재구성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임꺽지를 죽이는 장면은 「지하 대적 퇴치 설화(地下大賊退治說話)」의 변용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