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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당」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002006
한자 無愁堂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
집필자 이병찬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1997년 - 「무수당」 『포천 군지』 수록
수록|간행 시기/일시 2000년 - 「무수당」 『포천의 설화』 수록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1995년 10월 - 「무수당」 이병찬이 박수근에게 채록
채록지 「무수당」 채록지 -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 내촌 1리
성격 지혜담|풍자담
주요 등장 인물 백남수|아들|며느리|딸|박문수|임금
모티프 유형 근심이 없는 집|며느리의 지혜

[정의]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 지역에서 근심이 없는 집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무수당」은 아들 열둘과 딸 하나를 둔 백남수가 자식들을 잘 키워서 재산을 나누어 주고 일 년 열두 달을 자식들 집을 돌아가면서 걱정 없이 지냈다는 지혜담인데, 여기에 어사 박문수(朴文秀)[1691~1756] 이야기와 권력을 가진 임금이 백남수를 시험하는 이야기, 며느리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는 이야기 등이 첨부되어 있다. 「무수당」은 권력자[임금]의 횡포를 은근한 어조로 폭로하는 풍자담이기도 하다.

[채록/수집 상황]

1997년 포천 군지 편찬 위원회에서 간행한 『포천 군지』와 2000년 이근영·이병찬 등이 엮고 포천 문화원에서 발행한 『포천의 설화』에 각각 수록되어 있다. 이는 1995년 10월 이병찬이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 내촌 1리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박수근으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옛날 백남수라는 사람이 살았다. 그는 아들을 열둘, 딸을 하나 낳았는데, 자식들을 다 키워서 재산을 분배해 주기에 이르렀다. 아들, 딸 모두에게 재산을 똑같이 나누어 주고, 모든 식구들을 집안에 모이게 한 후에 말했다.

“나는 이제 이 재산과 모든 살림에는 관심을 안 쓸 테니, 지금부터는 너희들이 관리해라. 이후로 1월 달은 큰아들, 2월 달은 둘째 아들, 3월 달은 셋째 아들, 이렇게 열두 달 동안 한 달씩만 살면 일 년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삼 년 만에 윤달이 들면 그때는 딸한테 가서 살겠다.”

그러고는 정각을 하나 크게 지어서 없을 ‘무(無)’, 근심 ‘수(愁)’, 집 ‘당(堂)’자, 즉 ‘무수당’이라 간판을 붙였다. 이곳을 노인정처럼 사용하여 자신의 친구들을 모두 모이게 하여, 바둑 두고 장기 두고 하며 세월을 보낼 수 있게 하였다.

근심 없이 세월을 보내며 살던 어느 날, 나라에서 어사 박문수가 시찰을 오게 되었다. 박어사가 말을 타고 곳곳으로 시찰을 다니다가 ‘무수당’이라는 간판을 보게 되었다. 이를 본 박어사는, “근심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나라의 임금님도 근심이 있는데.” 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누가 여기에 ‘무수당’이란 간판을 붙였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백남수가 나서서 “제가 아들을 열둘 낳고 딸을 하나 낳았는데, 13남매를 길러 다 출가시켜서 재산도 분배하여 나누어 주고, 큰 아들에게 가서 정월을 보내고 둘째 아들에게 가서는 이월을 보내고 하며 지냅니다. 또 만일 삼 년 만에 윤달이 들 때는 딸에게 가서 지내다 옵니다. 이렇게 집안 살림에는 아무 신경 안 쓰고, 근심 없이 친구들끼리 노닐며 지냅니다.”라고 말하였다.

박어사가 시찰을 마치고 나서, 이 일을 기재해 가지고 임금에게 돌아갔다. 궁궐로 돌아온 박어사가 시찰한 내용을 임금에게 보고하던 중에 ‘무수당’ 이야기를 했다. 이 말을 들으신 임금님은 “이것 봐. 세상에 나도 근심이 있어서 매일 근심을 하는데, 근심이 없는 놈이 어디 있을라고. 그 놈을 불러 들여라.”라고 하였다.

임금 앞에 불려온 백남수는 자신이 왜 근심이 없는가를 이야기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나자, 임금은 조그만 구슬 하나를 그에게 주며 말했다. “네가 이것을 가지고 있다가 모월 모일 날 이것을 가지고 내가 오라고 하면 와서 나에게 바쳐라. 만일 이 구슬을 분실할 때는 너의 생명이 위험할 것이다.”

구슬을 받은 백남수는 집에 가는 길에 나룻배를 타는 곳에 이르렀다. 배를 타니, 뱃사공들이 “당신 몸에 뭐 지닌 거 없느냐.” 하며 몸을 뒤졌다. 구슬이 나오자, 그들은 그것을 그냥 물에 던져 버렸다.

집으로 돌아온 백남수는 자기 식구들에게 얘기도 못하고 근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임금이 오라는 날짜가 거의 다 되었다. 할 수 없이 백남수는 자신의 열두 아들과 딸을 모두 방에 불러다 놓고 임금이 구슬을 준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이제 집에 못 돌아오니 내일 날짜로 제사를 지내 달라고 하였다. 모두가 앉아서 울고불고 하는데, 큰며느리가 애를 데리고 울고 앉았다가 나가더니 그 구슬을 가지고 들어왔다.

“아버님, 이 구슬 아니에요?” 며느리가 묻는 말에 구슬을 보니, 바로 자기가 임금에게서 받은 구슬이었다. 백남수는 며느리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아범이 아버님 대접하라고 생선 한 마리를 사와서 배를 갈라보니 이것이 나왔습니다. 하도 희한해서 제가 농속에 싸서 넣어 두었습니다.”

며느리의 얘기에 백남수는 안심하며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날이 밝아 구슬을 가지고 임금에게 들어가니, 임금은 구슬을 가져왔느냐고 물었다. 임금은 자신이 나룻배 사람들에게, “백남수가 나룻배를 타면 몸을 뒤져서 나온 구슬을 물속에 집어넣으라.”고 시켰기 때문에, 구슬을 가지고 있다는 백남수의 말에 놀라서 확인하였다. 그런데 그것은 임금 자신이 준 구슬이 틀림없었다.

임금은 구슬을 가져갈 때의 일을 물었다. 백남수는 나룻배 타는 곳에서의 일을 임금에게 고했다. 뱃사람들이 구슬을 물속에 집어넣어서 그때부터 자신은 죽었다고 생각하고, 어제까지 밥도 안 먹고 근심하다가 자식들에게 이야기를 하는데, 큰 며느리가 어린애 젖을 먹이다 나가서 구슬을 가지고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또 그 구슬은 자신의 아들이 산 생선의 뱃속에서 나온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 이야기를 들은 임금은 백남수에게 “너는 과연 ‘무수당’ 간판을 걸 만하다.”고 하며, 사람들을 시켜 간판을 금으로 ‘무수당’이라 크게 써서 주었다. 그래서 백남수는 그것을 가지고 와서 죽는 날까지 근심 없이 잘 살았다.

[모티프 분석]

「무수당」의 주요 모티프는 ‘근심이 없는 집’, ‘며느리의 지혜’ 등이다. 「무수당」은 자식들 덕에 근심 없이 사는 백남수가 현명한 며느리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난다는 이야기인데, 여기에는 암행어사 모티프와 권력을 가진 자[임금]가 평민의 행복을 핍박하는 모티프가 결합되어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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