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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머슴」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002022
한자 怜悧-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집필자 이병찬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1997년 - 「영리한 머슴」 『포천 군지』 수록
수록|간행 시기/일시 2000년 - 「영리한 머슴」 『포천의 설화』 수록
수록|간행 시기/일시 1995년 9월 - 「영리한 머슴」 『제4차 답사 자료집』-일동면·이동면 수록
성격 소화|사기담
주요 등장 인물 머슴|대감|딸
모티프 유형 상전을 골탕 먹인 꾀 많은 머슴

[정의]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이동면 지역에서 머슴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영리한 머슴」은 꾀가 많은 머슴이 다양한 방법으로 대감을 골탕 먹인다는 소화(笑話)이자, 대감을 속여 끝내는 대감의 딸과 혼인한다는 사기담이다. 「영리한 머슴」에는 여러 가지 일화가 종합되어 있다. 머슴네 살구를 함부로 따 먹는 대감에게 주먹으로 꼼짝 못하게 하고, 겨울에 딸기를 구해 오라는 억지에는 아버지가 딸기를 따러 갔다가 뱀에 물렸다는 재치로, 황소가 새끼 난 걸 구해 오라는 억지에는 아버지가 애를 낳는다는 내용으로 대응한다. 한양에 와서는 대감을 굶기기도 하고, 대감의 말을 팔아먹기도 하고, 자신을 죽이라는 문구를 기지를 발휘해서 딸과 혼인시키라는 문구로 바꾸어 버린다. 핍박 받는 민중의 재치와 해학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이다.

[채록/수집 상황]

1995년 9월 대진 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간행한 『제4차 답사 자료집』-일동면·이동면에 수록되어 있다. 1997년 포천 군지 편찬 위원회에서 발행한 『포천 군지』와 2000년 이근영·이병찬 등이 엮고 포천 문화원에서 간행한 『포천의 설화』에도 각각 실려 있다.

[내용]

옛날에 어느 대감 집에서 머슴을 사는 아이가 있었다. 그 머슴의 채소밭에는 살구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뭇가지가 대감 집 울안으로 넘어가 있었다. 그래서 해마다 살구가 열리면 대감이 따 먹고는 했다. 하루는 머슴이 괘씸한 생각이 들어서, 대감님 방문에다 주먹을 디밀고는, “대감님 이게 뉘 주먹입니까?” 하고 물었다.

“아, 이놈아. 그게 네 주먹이지 뉘 주먹이냐.”

“근데 왜 우리 살구나무 열매를 대감님이 따 잡숴요.”

“아, 요런 고얀 놈이 있나.” 하고 그 아이의 아버지를 불러다가 야단을 쳤다.

그러고는 그때가 동지 때였는데, ‘딸기를 구해 오라’고 했다. 대감에게 혼이 난 아버지는 아들에게, “왜 쓸데없는 짓은 하고 다녀서 대감님한테 혼나게 하느냐?” 하고 야단을 쳤다.

그러자 “우리 살구나무를 대감님이 해마다 따 잡수시니까 그렇죠.”라고 하였다. 대감이 아버지에게 딸기를 구해 오라고 했다는 말을 들은 머슴이 대감 아들과 만나 같이 놀다가 대감님께 말했다.

“대감님, 우리 아버지가 딸기 따러 갔다가 뱀에 물려 꼼짝도 못해요.”

그러자 대감이 “야, 이놈아. 지금 같은 엄동설한에 무슨 뱀이 있느냐?”라고 하였다. 이에 머슴은 “그럼, 지금 딸기가 어디 있어요.”라고 했다.

대감은 이번에도 또 당한 걸 분해하면서, 머슴의 아범을 불러다 벼락 치듯 혼을 내고 “황소가 새끼 난 걸 구해 오라.”고 시켰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머슴은 이튿날 아침에 대감님네로 찾아갔다.

“대감님 짚 좀 주십시오.”

“아, 짚은 뭐하게?”

“우리 아버지가 애를 낳을 건데 짚이 필요해서요.”

“아, 이놈아. 남자가 무슨 애를 낳느냐?”

“그럼, 황소가 무슨 새끼를 낳아요.” 했다. 대감은 그 머슴이 너무 괘씸스러워서, 한양 갈 때 마부로 끌고 가 없애 버리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느 날 대감이 머슴을 데리고 한양에 가게 되었다. 가다가 배가 고파 팥죽을 먹는데, 머슴이 팥죽을 들고 와서 훅훅 불어 대는 것이 아닌가.

“얘, 너 팥죽을 왜 부니?”

“들고 오다가 잘못해서 콧물이 떨어졌어요.”

“이놈아, 너나 쳐 먹어라.”

그래서 아이는 ‘좋아라’ 먹고 대감은 ‘쫄쫄’ 굶었다. 또 다시 길을 가다 보니 대감이 뒤가 마려워졌다.

“아, 뒤가 마려운데 어디서 뒤를 보고 가야겠다.”

“아유, 대감님. 하늘이 보는데 어디 아무 데서나 뒤를 봅니까? 잠깐만 기다리세요.”

그러더니 머슴은 수수깡으로 부추리를 만들어 주었다. 대감이 거기 올라 앉아 대변을 보고서 허리춤을 여미지 않고 한 발을 내딛다가 넘어져 그만 똥투성이가 되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대감은 조금 더 참아 한양에 가서 머슴을 없애 버리자고 생각했다.

한양에 도착해서 말을 매 놓고, 머슴에게 단단히 지키라 하고서는 회의에 들어갔다. 아이는 눈을 감고 고삐만 붙들고 있다가 대감이 들어가자 말고삐를 잘라 팔아먹었다. 대감이 회의를 마치고 나오니 말이 보이지를 않았다.

“야, 아무개야. 내 말 어디 갔니?”

“아유, 정말 눈 감으면 코 베어 가는 세상이네요. 누가 잘라 갔나 봐요.”

너무 화가 난 대감은 머슴의 등에다가, ‘내 말 들을 것 없이 내려가자마자 당장 때려 죽여라’는 문구를 써서 붙이고는 그의 호주머니에 돈을 넣어 주며 먼저 내려 보냈다. 머슴이 오는 길에 고개를 넘어 오는데 시주를 하고 오는 대사를 만나서 동행하게 되었다. 머슴은 대사에게 “등에 써 놓은 것을 읽어 주면 돈을 주겠다.”고 하여 그 내용을 알았다.

“대사님, 이걸 지우고 내가 부르는 대로 써 주시오.”

“그래, 뭐라고 쓰면 되느냐?”

“그저, ‘내 말 들을 것도 없이 막내딸하고 사흘 안에 결혼을 시켜 데리고 있으시오.’라고 써 주시오.”

머슴은 집으로 오자마자 마님에게, “마님, 이거 대감님이 써 주신 건데 뭐라고 썼는지 보세요.” 하고 등을 들이대었다. 그것을 본 마님은 부랴부랴 잔치 음식을 차려 잔치를 했다. 몇 주 후에 돌아온 대감은 이 사실을 알고 분해했다.

“당장 죽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된 건가?”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사흘 안에 딸과 혼인시켜 데리고 있으라고 하셨잖아요.”

이렇게 일이 어긋나 버려서, 대감은 할 수 없이 그를 사위로 삼고 벼슬을 주어 데리고 살았다.

[모티프 분석]

「영리한 머슴」의 주요 모티프는 ‘상전을 골탕 먹인 꾀 많은 머슴’이다. 「영리한 머슴」은 여러 일화가 나열되어 있지만, 이야기를 관통하는 모티프는 약자인 머슴이 꾀로 대감을 골려 먹이는 설화이다. 마치 「수궁가」의 토끼처럼 순간적인 재치와 기지로 위기를 모면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몇 개의 설화를 제보자가 임의로 종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영리한 머슴」은 속고 속이기 유형에 속하는 이야기로서, 전국적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채록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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