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0020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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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포천시 |
집필자 | 이병찬 |
[정의]
경기도 포천지역에서 호랑이·구렁이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호랑이와 구렁이」는 나그네가 꾀로써 구렁이와 호랑이를 서로 싸우게 하여 죽을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재치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1984년 포천 군지 편찬 위원회에서 발행한 『포천 군지』에 수록되어 있다. 2000년 이근영·이병찬 등이 엮고 포천 문화원에서 간행한 『포천의 설화』에도 전재되어 있다.
[내용]
옛날 한 나그네가 길을 가다가 해가 저물어, 어떤 오두막집을 찾아들었다. 그 집에는 예쁜 여자가 혼자서 살고 있었는데, 자세히 바라보니 사람이 아니라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구렁이였다.
나그네는 기겁을 하고 보따리도 놓아둔 채, 그곳을 도망치고 말았다. 얼마 동안을 도망치다가 바라보니, 저쪽 산기슭에서 불이 반짝이고 있었다. 나그네는 그곳으로 찾아가기로 했다. 하지만 정작 그곳에 찾아가 보니, 머리는 사람인데 배 아래가 구렁이로 된 괴물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나그네는 또 기겁을 하고 도망을 치려는데, 그 괴물들이 몰려와 나그네를 잡아다 광 속에다 가두어 버렸다. 그러고 나서 괴물들은 그를 보고 자기네 어머니를 속이고 도망친 놈이라며 나무랐다. 나그네는 ‘이제 죽었구나.’ 하고 비탄에 젖어 있다가, 문득 용한 꾀 하나가 떠올랐다. 그래서 그는 괴물들에게 목이 몹시 탄다면서 물 한 동이를 청했다. 그러고는 그 물로 광의 벽을 축여서 구멍을 내고는 거기서 도망쳐 나왔다.
이것을 안 구렁이들이 고함을 지르며 추격해 왔다. 그런데 불행히도 나그네가 가는 앞길이 막혀 버렸다. 즉 그의 앞은 높은 낭떠러지였다. 그래서 나그네는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죽기는 마찬가지라면서, 낭떠러지에서 훌쩍 아래로 뛰어 내렸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밑은 흙이거나 단단한 바위인 줄 알았는데, 몹시 푹신푹신했다. 이윽고 나그네가 정신을 가다듬고 살펴보니, 그곳은 호랑이 등이었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된 것이다.
한편, 누워 있던 호랑이는 깜짝 놀라 일어나 쏜살같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얼마 동안을 달려가서 호랑이 굴 앞에 다다랐다. 그러자 호랑이는 나그네를 등에서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발톱으로 나그네의 얼굴을 죽 긁어 피가 나게 해서 새끼들에게 그 피를 빨아 먹게 했다. 잠시 후 “어흠.” 하고 한 번 소리를 지르더니 어디론지 사라졌다. 이 틈을 타서 나그네는 돌멩이로 그 호랑이 새끼들을 때려죽이고 나무 위로 올라가 숨어 있었다.
그런 얼마 뒤였다. 구렁이들이 씩씩거리며 그곳까지 찾아왔다. 때를 같이하여 어미 호랑이도 돌아왔다.
“야, 호랑이야. 네가 나그네를 잡아먹었지?”
“아니 무슨 소리를 하고 있어. 이놈들아, 내 새끼를 잡아먹고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네 놈들 혼 좀 나 봐라.”
이리하여 구렁이 떼와 호랑이가 맞붙어 큰 싸움을 벌였으나, 얼마 뒤에 모두 죽어 버렸다.
[모티프 분석]
「호랑이와 구렁이」의 주요 모티프는 ‘위기에서 벗어나기’이다. 「호랑이와 구렁이」는 뱀과 호랑이의 위험을 재치로 벗어난다는 이야기이며, 위기의 순간을 꾀로 벗어난다는 전형적인 지략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