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상북도 영천시 고경면 청정리에 있었던 삼국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의 유적.

[위치]

청정리 유적은 영천 호국원 내 청정리 산 3번지 일원, 오류골마을과 샛터마을 사이의 구릉지 일대에 있다. 영천시에서 안강읍으로 가는 28번 국도와 경주시 방향으로 가는 92번 지방도가 분기되는 곳의 구릉에 해당하며 해발 150~175m의 평탄한 지형이다. 조사 당시 논과 과수원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발굴 조사 경위 및 결과]

영천 향군묘지 조성사업이 확정되면서 청정리 유적 부지 내 구릉 일대에 대한 발굴조사를 재단법인 영남문화재연구원에서 1998년 4월 15일부터 10월 12일까지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 청동기 시대 주거지, 삼국 시대의 목곽묘·석곽묘·석실묘·옹관묘 및 조선 시대의 토광묘·수혈유구·옹관묘 등이 확인되었고 유물은 1,100여 점이 출토되었다.

주거지는 6동이 확인되었다. 등고선 방향과 평행하게 있고 대부분 경사 낮은 쪽이 유실되었다. 내부 시설로 벽구, 주혈, 노지, 소형 수혈이 설치되었으며 주혈의 정형성을 보이는 것은 4주식으로 2호 뿐이다. 노지는 1~2개가 설치되었으며 소형 수혈은 3호와 4호에서 확인되었는데 내부에서 호형 토기가 확인되어 저장용으로 추정된다. 주거지의 편년은 출토 유물로 보아 청동기 시대 전기 후반에서 중기 전반으로 추정할 수 있다.

청정리 유적은 유구 대부분이 삼국 시대에서 조선 시대의 무덤으로 목곽묘는 단독으로 조성된 것과 2~4기가 나란하게 배치된 것이 한 단위를 이루는 형태이며 이는 석곽묘 단계까지 지속된다. 목곽묘는 능선의 남쪽에, 석곽묘는 북쪽에 집중적으로 있는 것으로 보아 목곽묘 단계부터 석곽묘 단계까지 지속적으로 관리와 계획에 의해서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석곽묘는 장방형의 묘광을 파고 할석이나 강돌을 이용하여 벽을 축조하였다. 주로 최하단 석은 다소 큰 할석을 이용하여 종평적(縱平績)하고, 그 위단은 다소 작은 할석을 횡평적(橫平積)하였다. 바닥은 생토면을 정지한 후 그대로 사용하거나 소형 할석을 유물부장공간을 제외하고 전면에 깐 경우가 있다. 석실묘는 4기가 확인되었으며 1~3단 정도의 벽이 남아 있다. 주변에 주구나 호석을 설치하였다.

목곽묘에서 석실묘까지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목곽묘와 일부 석곽묘가 공존하는 5세기 후반, 석곽묘와 일부 석실묘가 확인되는 6세기 전, 후반이며 감소하는 석곽묘와 석실묘가 공존하는 6세기 말~7세기 중엽까지이다.

청정리 유적 주거지 출토 유물은 토기류에서 완형은 없고 전부 편[구연부, 저부]으로 출토되었다. 구연부의 문양은 구순각목문, 공열문, 구순각목공열문이며 공열문은 반관통하거나 관통하였다.

석기류는 농경 수확용인 반월형 석도, 어로용 도구인 어망추가 1점도 출토되지 않았으며 벌채용인 합인석부, 목재 가공구인 편인석부, 유구석부, 수렵용 도구인 삼각형 만입석촉과 유경식석촉편, 생활용구인 갈판과 지석, 수공업 도구인 방추차가 출토되었다. 목곽묘의 출토 유물은 493점으로 고배와 개, 기대, 단경호, 재갈, 철촉, 대도 등이 출토되었다. 석곽과 석실묘에서는 금동제 이식, 곡옥, 경식 등 총 279점이 출토되었다.

[의의와 평가]

청정리 유적은 영천 지역의 청동기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상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였으며, 특히 삼국 시대에서 조선 시대의 많은 무덤이 확인되어 여러 시기를 걸쳐 공동묘지였던 곳이 현재도 그 역할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