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501157 |
---|---|
한자 | 喪禮 |
영어공식명칭 | Funeral Rites |
이칭/별칭 | 상장례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무주군 |
집필자 | 서해숙 |
[정의]
전라북도 무주 지역에서 사람이 죽었을 때 장사 지내는 예법.
[개설]
상례(喪禮)는 한 사람의 죽음을 맞이하여 그 주검을 거두어 땅에 묻기까지의 절차를 말한다. 상례는 대개 죽음을 현실로 수용하는 초종시(初終時)의 의례, 시신을 처리하는 습(襲)과 염(殮)의 의례, 죽은 자를 저승으로 보내는 발인(發靷)과 매장(埋葬)에 따르는 의례, 상주(喪主)들이 현실 사회로 복귀하는 매장 후부터 탈상(脫喪)까지의 과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무주 지역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크게 초종례(初終禮), 염습(殮襲), 혼백(魂帛) 및 영좌(靈座), 성복(成服)과 발인, 치장(治葬), 우제(虞祭)와 탈상 등의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원 및 변천]
『예기(禮記)』에 상례에 대한 설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 상례의 유래는 아득히 먼 옛날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신라 이후로는 불교 의식의 흔적을 볼 수 있고, 조선조 500년 동안은 주자의 학설을 따라 『주자가례(朱子家禮)』에 의거하여 상례가 실시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점차 간소화되어 3년 복을 입는 경우는 거의 없고, 백일에 탈상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소상, 대상, 담제(禫祭), 길제(吉祭)의 의식도 거의 없어진 상황이다. 특히 오늘날에는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의 다양한 종교에 의해 또 다른 변화에 직면에 있기도 하다.
[절차/풍속]
여기에서는 무주 지역에서 행해지는 전통적인 상례에 초점을 두고 해당 내용을 살피면 다음과 같다.
1. 초종례
1) 임종(臨終), 초혼(招魂)
사람의 운명이 가까워지면 거처하던 방에 고인을 모시고 새 옷으로 갈아입힌 후 자녀와 친족이 둘러앉아 임종을 지켜본다. 무주 지역에서는 까마귀가 울면 초상이 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초혼은 임종을 확인한 후 망자가 생전에 입던 옷 중에서 적삼 같은 윗도리를 가져와 주소지와 이름을 부르고 “복, 복, 복”이라고 복을 세 번 외친 뒤 지붕에 던지는 의식을 말한다. 이러한 의식은 대부분 지붕 난간에 올라가서 하는데, 남자가 죽었으면 왼손을, 여자가 죽었으면 오른손을 사용하여 옷을 잡는다.
2) 수시(收屍), 사자상(使者床)
망자가 숨을 거두면 시신이 굳기 전에 나무판 위로 옮겨 사지를 곧게 펴놓는데, 이때 사용되는 나무판을 ‘칠성판’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칠성판에 시신을 묶은 뒤에는 시체의 손과 발을 바로잡고 홑이불로 시신의 머리까지 덮은 뒤 병풍으로 가린 다음에 향을 피운다. 수시와 초혼은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다. 사자상은 마당 한가운데에 밥 세 그릇과 짚신 세 켤레, 수저 세 벌, 쌀, 간장, 돈을 올려놓는다. 옛사람들은 사람이 죽으면 저승사자들이 내려와 망자를 데리고 간다고 여겼으며, 이들을 대접하는 의미로 사자상을 차린다.
3) 상주 및 호상(護喪)
부모의 상을 당하면 큰아들이 상주가 되며, 아내를 잃으면 예전에는 남편이 상주였으나 지금은 아들이 상주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호상은 부고를 내고 전반적인 장례를 진행하는 사람으로 고인의 친척이나 지인들 중에서 덕망이 높은 자나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자, 예를 잘 아는 자로 선정한다.
이외에 망자가 입는 수의는 미리 마련하기도 하는데, 요즈음에는 장례식장에서 이를 갖추고서 유족들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그리고 관도 미리 짜 놓는 경우가 있는데, 수의와 관을 미리 장만해 두면 장수한다는 말이 있기 때문이다.
2. 습염
습은 시신을 목욕시켜 일체의 옷을 갈아입히는 것으로 사망한 당일에 하나 만일 준비가 되지 않으면 다음날 한다. 그리고 염은 시신에 수의를 입히고 몸 전체를 삼베로 감싼 후 입관하는 것까지를 말한다. 염을 행할 때 고인의 자녀들 혹은 집안의 가까운 친척들이 참석한다. 장만된 수의를 시신에 입힌 후 홑이불로 감싼 뒤에 일곱 매듭을 짓는다. 매듭의 순서는 머리→ 목→ 가슴→ 배→ 다리 순으로 묶는다. 예전에는 습과 염을 따로따로 행했으나 요즈음에는 한꺼번에 하는 것이 관행이다. 이때부터 망인의 죽음이 의례적으로도 이미 정해진 일로 인식되어 본격적으로 이승을 떠나보내고자 준비한다.
3. 혼백 및 영좌
예전에는 대렴을 하면서 혼백을 접었다. 혼백은 종이를 접어 빨강, 노랑, 파랑 색실을 맺어 혼백상자(魂帛箱子)에 사람처럼 앉혀 두었으나 이후로는 집안에 영좌를 설치하여 혼백을 모신다. 그리고 붉은 천에 백분과 아교를 섞어서 망자의 성명을 쓴 명정을 만들어서 영좌의 오른쪽에 세워 두었다가 운구를 할 때 영구 앞에서 그 행차를 표시하고 길잡이를 하게 된다. 그리하여 하관할 때에는 관 위에 명정을 덮어서 묻는다.
4. 성복과 발인
1) 성복과 조문
소렴(小殮)과 대렴(大斂)을 마치면 상주와 그 가족들도 상복으로 갈아입는다. 상복은 망자와의 관계에 따라, 각자 복제에 따라 입는데, 그 종류와 입는 기간은 각각 다르다. 상주는 대부분 남자로 정하며, 삼베로 만든 소색 상복이다. 머리에도 삼베로 만든 굴건을 쓰고, 짚을 꼬아 만든 허리띠를 하며, 지팡이를 짚는다. 요즈음은 검은 양복 위에 삼베로 만든 완장을 차는 것으로 변화하였다. 망자의 입관이 끝나면 상복을 갖춰 입은 후 제수를 진설하여 성복제를 지낸다.
이렇게 성복이 끝나면 상주는 문상객을 맞이할 수 있다. 조문을 갈 때의 옷차림은 별다른 제약은 없고, 붉은색의 화려한 의상은 피한다. 예전에는 술이나 쌀 등의 음식으로 부조를 했으나 지금은 대부분 돈으로 부조를 한다.
2) 상여놀음과 발인
상여는 마을의 상엿집에 비치된 상여를 쓰기도 하고, 돈이 있는 집에서는 따로 만들어 쓰기도 했다. 상여놀음은 발인 전날 밤에 상여를 멜 사람들이 모여서 빈 상여를 메고 출상 연습하는 것을 말하는데, 오늘날에는 거의 사라진 전통이 되었다.
관이 나가기 전에 발인제를 지내는데, 제물을 차려 놓고 상주가 절을 올린다. 발인제가 끝나면 혼백, 명정(銘旌), 운아삽(雲亞翣)[구름무늬를 그린 부채 모양의 널판인 운삽과 ‘아(亞)’자 형상을 그린 널조각인 불삽의 줄인 말], 영여(靈與)[망자의 영혼을 싣고 가는 수레], 상여, 상주, 복인(服人) 순서로 나아간다. 운상을 할 때 마을의 주령(主嶺)을 밟으면 못쓴다고 돌아가게 하는데, 특히 타동네 사람의 상여는 더욱 그러하다고 한다.
5. 치장
상여가 장지에 도착할 쯤, 산역꾼들이 먼저 장지에 도착하여 개토제(開土祭)를 지낸다. 개토제는 땅을 파기 전에 산신에게 ‘땅을 판다’라고 고하기 위해 지내는 제사이다. 그 다음 장지 부근에서 산신제를 지낸다. 그러나 마을마다 풍습이 다르기에 봉분을 만든 후에 산신제를 지내기도 한다. 산신제와 개토제는 주관하는 사람은 다르나 산역꾼이나 상여 행렬자 중에서 깨끗한 사람이 한다. 이 두 제사에 쓰이는 제물은 간단한 주과포를 준비하여 단잔→ 축→단배 등을 하고 끝낸다. 개토제가 끝나면 땅을 파고 하관을 한다. 만약 노제(路祭)도 참석 못한 조문객들이 장지에 도착하면 마지막으로 인사를 할 수 있게 하관하지 않는다.
봉분이 완성되면 자손들은 제물을 진설하여 평토제(平土祭)를 지낸다. 평토제는 기제사와 형식이 동일하다. 평토제가 끝나면 앞서 서술한 대로 그 옆에서 산신제를 지낸다. 이렇게 모든 절차가 끝나면 상여와 공포(功布) 등 출상 때 쓰인 물건들을 묘 근처에서 태운 뒤에 상주들은 혼백이나 지방(紙榜)만을 들고 집으로 돌아간다. 상여를 메고 올라왔던 길을 그대로 되짚어 돌아가야 한다.
6. 우제와 탈상
우제는 시신이 땅속에 매장된 이후에도 그 영혼이 안정을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것을 우려해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서 지내는 제사를 이른다. 장사 당일 지내는 것을 ‘초우제(初虞祭)’라고 하며, 과일과 조기 등을 차려 놓고 곡을 하며 절을 한다.
망자가 죽은 지 3년이 되면 제사를 지내고 복을 벗는데, 이를 ‘탈상’이라 한다. 예로부터 탈상 기간은 출상 후 3년, 2년에 이루어졌으나, 근래에는 예법의 축소로 49일, 3일, 1일로 축소되었다. 탈상하는 날이 되면 영혼 앞에서 제물을 차리고 기제사와 동일한 형식으로 제를 진행한다. 제가 끝나면 고인의 묘소에서 마지막 인사를 올리고 상주들은 상복을 벗는다. 그래서 탈상을 ‘복을 벗는다.’라고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