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0000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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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食生活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기도 포천시 |
집필자 | 정해정 |
[정의]
경기도 포천지역에서 행해지는 식품과 음식에 관련된 모든 활동.
[개설]
포천 지역은 한반도의 중간에 위치한 내륙 지방으로 산이 많고 자연 환경이 수려한 고장으로, 평야는 비교적 많지 않으나 산과 내천이 많고 물맛이 좋은 고장으로 알려져 왔다. 일찍이 조선 시대에 많은 선비와 학자를 배출하였고, 예로부터 서울이라는 중심 도시의 배후 지역으로 서울의 양반과 선비 가문들의 연고 지역이 되어 유교적 선비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 왔다. 논이 많지 않고 바다와 멀리 떨어져 있어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이 흔하지 않으며, 밭곡식과 산채류 등이 일반 서민의 주된 식재료였다.
최근에는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하여 도농 복합 도시로 변모해 가고 있고, 한편으로는 서울을 배경으로 자연 친화적 관광 지역으로 발전되어 가고 있다. 또한 산업화로 인한 외국인 노동자 및 결혼 이민자 등의 유입이 급증하면서 다문화를 경험하고 있다. 포천 지역의 식생활에 대해 일상 음식과 의례 음식 및 향토 음식으로 구분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일상 음식]
포천은 그 지역만의 특색 있는 전통 음식이나 별미 음식으로 전해 오는 것이 많지 않다. 산이 많고 논이 적은 내륙 지방의 지리적 특성으로 인하여 신선한 해산물을 공급받기 어려웠던 점이 식생활에도 나타났다. 콩 재배가 활발하여 콩을 이용한 음식이 발달했는데, 이는 밭을 중심으로 한 잡곡 재배 문화가 주를 이루어 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제 강점기에는 주식으로 쌀을 사용하였으나 쌀이 귀하던 때라 쌀로만 밥을 지어 먹는 집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의 집에서 겨울에는 좁쌀을 섞었고 여름에는 보리와 감자를 섞어 밥을 지었는데, 보리는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타개서 체에 친 후 여러 번 물로 씻어 쌀과 함께 밥을 지음으로써 입안에서의 거친 느낌을 줄였으며, 체를 쳐서 나온 가루는 보관하였다가 개떡을 만들어 먹는 데 사용하였다.
부식으로는 산에서 나는 나물과 밭에서 나는 채소류를 이용하였다. 여름에는 산나물, 짠지, 오이지, 두부 등을 이용하였고 겨울에는 배추김치, 동치미 등 김장 김치가 전부였다. 여름의 별식으로는 보리 개떡이나 밀개떡, 호박 편수 등을 먹었다. 1950~1960년대에 들어서 쌀을 포함한 주식과 부식의 종류와 양이 다소 다양해졌으나 식생활의 기본 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포천 지역에서는 어느 계절에나 빠지지 않는 것이 두부 요리와 콩나물 무침이었다고 하니 콩이 주요 작물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주식 또는 간식용으로는 늙은 호박을 썰어 끓인 다음 찹쌀가루와 밀가루를 풀어서 끓인 호박 푸랭이를 만들어 먹었다. 농번기에는 새참으로 콩을 볶은 후 밀가루를 넣어 만든 콩떡을 먹었으며, 막걸리를 함께 곁들이기도 하였다. 겨울철 부유한 가정에서는 엿이나 조청을 만들어 먹었는데, 특이한 점은 쌀이 귀한 지역인 만큼 수수를 이용하여 만들었다는 점이다. 또한 송화, 콩, 흑임자 등을 이용하여 다식을 만들어 먹었다.
[의례 음식]
마을에 잔치나 장례, 큰 행사가 있어 사람들이 많이 모일 때에는 염포국을 끓여서 모인 사람들이 한 사발씩 나누어 먹었다. 염포국이란 북어를 푹 삶아 건져 내어 잘게 찢고 그 국물에 좁쌀 간 것과 두부를 두껍게 썰어 넣고 파, 마늘, 소금 등으로 양념을 하여 걸쭉하게 만든 음식이다. 부조(扶助)로는 여러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많은 양의 콩나물 무침과 두부를 만들어 가지고 가거나 팥죽이나 술을 만들어 가지고 가는 풍습이 있었고, 돈 봉투를 가지고 가는 관습은 1960년대 이후에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사 음식은 집집마다 또는 가문에 따라 제사 격식이 달라서 조리법이나 재료가 조금씩 다르지만 보편적으로는 메, 갱, 탕, 적, 포, 나물, 과일을 기본으로 한다. 메는 쌀밥을 올리고, 갱은 무를 넣은 쇠고기 국을 올리며, 탕은 두부탕을 올린다. 적(炙)은 쇠고기나 돼지고기 또는 닭을 사용하고, 전(煎)은 두부전을 사용한다. 건어류는 북어포를 사용하고 나물로는 무나물, 숙주나물, 시금치나물, 고사리나물, 고비나물 중에서 2~3가지를 올리고 과일은 밤, 대추, 곶감, 사과, 배 가운데에서 3~4가지를 올린다.
경기도 포천시 설운동 주민 서동성의 가문에서는 약봉(藥峰) 서성(徐省)[1558~1631]의 불천위 제사(不遷位祭祀)를 위하여 제상 차림에 정성을 쏟아 제물을 준비하는데 적은 코다리, 소고기, 닭을 사용하고 전은 두부전과 육전을 올린다. 나물로는 숙주나물, 시금치나물, 고사리나물을 올리고 과일은 밤, 대추, 곶감, 사과, 배를 올린다. 서씨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조리 방법에 따라 모약과, 약주, 밤떡을 제상에 올리는데, 밤떡이란 밤을 삶아 껍질을 벗긴 후 속살을 절구에 찧으면서 흑설탕과 계피를 넣고 계속 찧은 후 일정한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가문의 약산춘주(藥山春酒)는 오늘날 약주의 효시이며 어원이라는 일설(一說)이 있다.
[현황]
현재 포천 지역의 일상 음식은 한식 상차림이 기본으로 주식으로는 쌀밥을 먹고 그 외 콩, 보리 등의 잡곡을 섞어 먹기도 하며 국, 찌개, 김치, 생채, 숙채, 찜, 구이, 조림 등을 반찬으로 차린다. 근래에는 농지가 있던 자리에 공장, 상가, 아파트 등이 들어서고 시장이나 대형 마트가 가까이 있기 때문에 식재료를 그 곳에서 구입하는 가정이 많다. 그러나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의 대다수는 밭에서 키운 고추, 상추, 호박, 오이, 들깨 등의 농산물을 이용하고 있고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의 장류도 직접 담가 먹고 있는 가정이 많다. 외국인 노동자 및 결혼 이민자 등이 늘어나면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재료 마켓이 있다.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에는 카페 마을이 있는데 이곳에는 전통 찻집, 전문 음식점, 갤러리를 겸한 음식점, 카페 등이 밀집되어 있어 개개의 특색 있는 음식과 문화가 결합된 독특한 형태의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또한 포천의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먹을거리 촌이 형성되어 있다.
[향토 음식 및 특산물]
향토 음식은 그 지역의 지리적, 지역적, 문화적 특성에 따라 그곳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로 만들거나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도입하여 지방 특유의 조리법으로 만들어진 음식이다. 포천은 산이 많고 농토가 많지 않아 다른 지역에 비해 예로부터 전해지는 독특한 향토 음식이 많지 않으나 1960년대 이후 명성을 얻은 것으로는 이동 갈비, 막걸리, 순두부 등이 있다. 특산품으로는 자연적 환경에 잘 부합되는 버섯, 인삼, 포도, 사과, 잣, 한과 등이 있다.
1. 이동 갈비
이동 갈비 는 1960년대 초반 갈비와 갈비의 나머지 살을 이쑤시개로 꽂아 연결하여 만든 것으로, 이동면에서 처음 시작되었기에 이동 갈비라 명명한 것으로부터 유래한다. 초창기에는 포천 지역에 밀집해 있는 군부대의 군인들 사회에서 입소문으로 시작되어 조금씩 유명해졌고, 1980년대 들어 그 맛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현재의 명성을 얻게 되었다. 영평천 주변에서 백운 계곡에 이르기까지 좋은 풍광과 시원한 내천을 배경으로 이동 갈비촌을 형성하고 있다. 이곳의 갈비는 맛이 좋고 값이 싸며 양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한우를 사용하였으나 가격이 점차 비싸져서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갈비가 대량으로 수입되면서 현재는 대부분의 갈비집이 수입산을 쓰고 있다고 한다.
2. 이동 막걸리와 포천 막걸리
백운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은 좋은 술의 원료가 되기 때문에 이동면에서는 예로부터 술 빚는 공장들이 많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막걸리가 인기가 있었는데, 그 이유는 값이 저렴하면서 기분 좋게 취할 수 있고 배고픔도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동 막걸리의 유래는 1964년 포천 지역의 군부대에 이동 막걸리가 납품되면서 군인들의 입소문을 통해 유명해졌고, 1980년대 들어 각종 축제와 행사 시 인기 품목이 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으며, 오늘날에는 해외에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포천에는 이동 막걸리[이동 주조] 외에도 포천 전 지역에 걸친 좋은 물맛을 기반으로 일동, 내촌, 포천 막걸리 등이 있다.
3. 순두부
포천은 예로부터 밭농사가 활발하여 콩을 많이 재배하였고, 자연스레 두부를 많이 만들어 먹었다. 두부, 콩나물, 염포국 등은 크고 작은 경조사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음식이었다. 오늘날 두부 음식점들이 모여 두부 마을을 형성하고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4. 버섯
포천시는 특용 작물인 버섯 재배에 알맞은 자연적 조건을 갖추고 있고, 느타리버섯은 경기도 내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연평균 기온이 낮아 온도 관리가 편리하고 서리가 내리는 날이 많아 습도 유지에 좋으며 재배사가 산간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여름 재배에도 유리하다고 한다.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팽이버섯 등이 재배·생산되고 있고, 이를 이용한 다양한 버섯 요리가 발달되어 있으며, 특수 가공법에 의한 버섯 스낵이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다.
5. 인삼
포천은 개성 지방의 기후 및 토질과 비슷하기 때문에 개성 인삼의 최적 재배지로 꼽히고 있다. 재배 농가 수가 많고 재배 기술 수준이 높아 생산 경쟁력이 있으며, 전국에서 생산되는 인삼 중 사포닌 함량이 높고 인삼향이 진하며 형태가 우수하고 내용 조직이 충실하여 6년근 인삼이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다.
6. 포도
포천은 낮과 밤의 기온 차 및 계절별 기온 차가 크기 때문에 당도 높은 포도가 생산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고, 현재 경쟁력 있는 포천의 특산물로 자리 잡고 있다. 포천에서 포도가 출하되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이며, 산간 쪽으로 포도원이 형성되어 있어 배수가 용이하고 오폐수의 유입 없이 깨끗하고 안전한 품질의 포도를 재배·생산하고 있다.
7. 사과
사과는 기후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재배 지역이 북상함에 따라 포천의 북부 지역에서 생산하게 되었으며, 현재 품질 좋은 사과가 생산되고 있다.
8. 잣
포천시는 국내 3대 잣 생산지의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조선 시대 때 임금께 진상할 정도로 예로부터 그 맛과 품질이 우수하여 전국적으로 유명한 포천시의 특산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잣 잎을 추출하여 만든 잣 잎 액상차가 제조 방법에 대해 특허 인증을 받고 현재 시판되고 있다.
9. 한과
산이 많고 밭에서 나는 작물이 주를 이루는 지역적 특색으로 예로부터 송화, 밤, 수수 등을 이용하여 한과를 만들었다. 포천의 한과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하여 일반인들이 유과, 약과, 다식 등의 한과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는 한과 문화 박물관과 한과 문화 교육관으로 구성된 한가원(韓佳園)이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520번지에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