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상북도 청도군 풍각면 월봉리에서 해마다 정월 열하룻날에 올리는 마을 공동 제의.

[개설]

청도군 풍각면 월봉리의 하월산 마을에서는 매년 정월 열하룻날[음력 1월 11일]이 되면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며 마을의 큰당과 작은당에 동제를 올린다.

[연원 및 변천]

월봉리 하월산 동제 가 마을에서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하게 전하는 바는 없다. 다만, 마을 주민들은 마을의 입향과 함께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당/신체의 형태]

월봉리 하월산 동제 의 동제당은 큰당과 작은당으로 구분된다. 큰당은 하월산 마을을 지나 북쪽으로 올라가면 도로 오른쪽으로 쉼터와 함께 체육 시설이 조성된 곳 앞에 서 있는 느티나무가 바로 큰당이다. 이곳에는 나이를 알 수 없는 큰 느티나무 있었는데 1959년의 사하라 태풍으로 쓰러지고 새로 심은 현재의 느티나무만 전해진다.

작은당은 이곳에서 다시 하월산 방향으로 내려오면 도로 왼쪽의 산기슭이 끝나는 지점에 있으며 큰당과 마찬가지로 주변에 쉼터와 체육 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는 작은당인 느티나무 한 그루와 함께 거리당인 입석[선돌] 두 기가 세워져 있다. 입석은 둘 다 높이 30㎝ 정도이며 길을 따라 나란히 세워져 있다.

[절차]

월봉리 하월산 동제 는 정월 초사흗날에 천왕을 모시는 것으로 시작된다. 과거에는 제관을 선출하려고 천왕을 모셨지만 지금은 마을 이장과 새마을 지도자가 제관을 담당하고 있어 천왕 모시기는 동제를 올리기 전의 절차로서 시작된다. 천왕은 술과 북어를 올린 간단한 제상을 차리고 마을의 뒤편 대나무에서 좋은 대나무를 꺾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곳에서 제관은 천왕을 부르고 좋은 대나무를 자르고자 간단한 제의를 올린다. 제의를 지내고 나서 대나무를 자르면 이것을 가지고 큰당으로 이동한다.

큰당에서 천왕을 모신 것을 알리고 나서 큰당 둥치에 북어와 함께 대나무를 매달아 둔다. 정월 열흘날 무렵이 되면 마을에서는 금줄을 만든다. 금줄은 흰 한지와 솔가지를 꺾어서 꽂아 두며, 이것을 큰당과 작은당에 각각 두른다. 큰당 주변으로 황토도 함께 뿌린다. 이후에 제관은 풍각면의 풍각장에서 장을 보아 제물을 준비한다. 과거에는 돼지 한 마리를 모두 제물로 올렸지만 현재는 돼지머리와 돼지고기, 그리고 건해삼, 삼색과실, 삼탕(三湯), 막걸리, 밥 네 그릇, 떡을 준비한다. 제물을 구매할 때에는 절대로 흥정하거나 가격을 깎지 않고 사며, 이것저것을 고르지 않고 눈으로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한다. 구매한 제물은 제관이 집으로 가지고 와서 손질하는데 이때 간을 보지 않으며 소리 없이 제물을 손질하여야 한다.

제를 올리는 열하룻날이 되면 손질한 제물은 해가 뜨기 전인 오전 6시쯤에 큰당으로 가져간다. 큰당에서 돼지머리와 밥, 막걸리, 건해삼 등을 차려 놓고 잔을 한 잔만 올리고 절하는 단잔 배례(單盞拜禮)와 함께 축문을 읽고 소지(燒紙)[부정을 없애고 소원을 빌려고 태우는 흰 종이]를 올린다. 제의가 끝나면 제물은 그 자리에서 간단하게 음복하고 나서 흰 한지에 돼지머리와 건해삼을 넣고 싸서 근처의 산 쪽에 묻어 둔다. 만약 돼지머리를 사용하지 못할 때에는 돼지 입을 따로 사서 그것을 건해삼과 함께 묻어 두었다. 돼지머리를 제외한 나머지 제물을 가지고 작은당으로 이동한다. 작은당에서는 단잔 배례를 올리고 축문과 소지 없이 제의를 마친다.

[축문]

월봉리 하월산 동제 의 축문은 과거에 마을의 유학자들이 기록해 두었다고 하는 축문이 별도로 전하여 내려온다. 축문은 중간에 바뀐 적이 없으며 다만 그 내용을 보존하려고 지금은 인쇄된 것을 사용하고 있다.

[부대 행사]

월봉리 하월산 동제 가 끝나면 제관들은 제물을 가지고 마을로 이동한다. 과거에는 제관의 집으로 찾아가 제관에게 수고의 인사를 먼저 전하고 나서 마을에서 함께 음복을 하였지만 지금은 마을 회관에서 함께 인사를 전한다. 이때 음식은 찾아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지 않고 마을 가구 수대로 동일하게 나누었다고 한다. 과거의 동제를 기억하는 마을 사람 중에서는 어릴 적에 동제가 끝나면 아버지가 새끼줄에 달린 고깃덩어리를 가지고 왔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전한다. 마을 회관에서는 음복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는데 제물에 간을 하는 것도 이때 비로소 시작된다. 음복과 함께 마을 회관에서는 대동 회의를 준비한다. 한 해의 마을 일과 마을 경비를 결산하고 새해의 사업에 대하여 논의하고 나서 하루를 즐기게 된다.

[현황]

월봉리 하월산 동제 는 과거에는 네 곳에서 진행되었다. 마을에서는 이를 큰당·작은당·산신당·거리당으로 불렀는데, 먼저 큰당은 마을의 북쪽 체육 시설이 조성된 곳에 있는 느티나무이다. 그리고 하월산 100m 앞 도로변 오른쪽에 있는 느티나무가 작은당이고 그 아래에 있는 높이 30㎝ 정도의 입석[선돌] 두 기가 거리당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산신당은 작은당인 느티나무에서 산 쪽으로 약 100m 떨어진 곳에 있는 포구나무[팽나무]이다. 네 곳으로 진행하던 제의는 마을의 인구 감소와 노령화 등을 이유로 두 곳으로 줄여, 현재는 큰당과 작은당에서만 제의를 올린다.

시대에 따라 그 절차와 규모는 간소화되었고 축소되었지만 천왕에 대한 지극한 정성과 동제당인 큰당과 작은당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믿음은 여전히 깊다. 2000년대 초반에 마을에서는 세 명의 청년이 만취한 상태에서 큰당 옆에 묻힌 돼지머리를 캐내어 삶아 먹었던 사건이 발생하여 동네 어른들이 크게 노하였다. 이후에 청년들 중 두 명은 사고로 죽었는데, 마을 사람들은 천왕이 벌을 내려서 그런 것이며 나머지 한 명은 마을에서 떠나 멀리 살았기 때문에 그 해를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믿고 있다.

개인의 종교에 따라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전히 천왕에게 의지하며 동제를 지속고자 많은 노력을 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