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5019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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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伊西國-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상북도 청도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승희 |
[정의]
2007년 정완식이 청도에 있었던 고대 성읍 국가 이서국을 소재로 하여 쓴 장편 소설.
[개설]
정완식의 장편 소설 『이서국의 칼, 지다』는 청도군 화양읍과 이서면 일대에 자리하였던 고대 부족 국가 ‘이서국’을 소재로 했다.
[구성]
1권 13장, 2권 12장으로 구성된 총 두 권짜리 장편 소설이다.
[내용]
『이서국의 칼, 지다』는 철기 문명을 기반으로 성장한 이서국이 서라벌[신라]에 의해 멸망하는 몇 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서국에서 망명하여 신라의 장군이 된 무사가 이서국 정벌에 나서서 형제를 죽여야 하는 모순을 그리고 있다. 또한 집단 지도 체제의 신라가 내부 모순을 딛고 제련 기술이 뛰어난 이서국과 철광석이 풍부한 우시산국[울산], 거칠산국[동래]를 병합하면서 본격적인 철기 시대를 열고 힘을 키워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서국의 칼, 지다』에는 철을 확보하기 위한 대립을 통해 본격적으로 삼국이 고대 국가로 성장하는 과정도 그려져 있다. 고조선 유민들이 남쪽으로 이주해 세운 한반도의 고대 국가들이 어떻게 다시 응집하고 통일해 나가는지를 엿볼 수 있다.
이밖에도 불교와 유교가 전래되기 전 조선 무사의 원형을 추적해 가며 오행 원소[불, 물, 흙, 나무, 쇠]를 상징하는 등장인물들의 사랑과 대립을 통해 대자연의 조화를 꿈꾼다. 특히 저자 정완식은 두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민족 통합의 의지와 화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데, 다음의 인용한 본문에서 정완식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남동풍이 불면 들에 나가 땀을 흘리고 서북풍이 불면 아이를 안고 조상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초롱초롱 맑은 눈동자를 뜬 아우를 업은 형과 누이는 기꺼이 아우들을 위해 희생하고, 아우는 땅에 발을 디디면 늙은 형과 누이를 위해 밭을 갈고 길을 양보하고 아이에게는 징검다리를 비켜 줍니다. 적을 막던 형이 죽으면 아우가 칼을 들고 뒤를 이어 비록 나라는 작아도 튼튼히 지켜왔습니다. ‘삼한의 예(禮)와 악(樂)이 이서국에 있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 것이지요.”
[특징]
정완식은 비파형 동검, 소싸움, 철제 환도, 차산 농악, 감꽃 등 청도를 대표하는 소재들을 융합해 되살린 이서국의 이야기를 통해 민족 통합 의지를 그리고자 하였다. 그리고 통합을 위해 형제를 죽여야 하는 가슴 아픈 고대 국가의 이야기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뿐 아니라 지배층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칼의 명맥을 끊어 버린 조선 후기를 한탄하며 청도의 명검을 씨를 못 맺는 청도의 감꽃으로 상징하고 있다. 이는 소설의 마지막 문구, “옛 이서국이던 청도의 감꽃은 씨 없는 열매만 맺었다.”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이서국은 2,000년 전에 사라진 경상북도 남단 청도에 자리하였던 고대 국가이다. 삼한의 국가로서는 첫 번째로 신라에 멸망당한 후 흔적도 없이 사라져 지금은 이름만 남아 있다. 정완식은 이서국의 흔적이 신라 이후의 사찰, 석탑, 서원, 전설로, 즉 신라 문화의 탈을 쓰고 굴절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청도의 색깔을 잘 보여 주는 요소들[비파형 동검, 소싸움, 감꽃 등]을 작품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이서국의 흔적을 찾고자 노력한다. 또한 지금은 사라진 고대 국가 이서국의 상징성을 통해 민족 통합 의지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