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2C020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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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구미시 인동동 신동(새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권삼문 |
석채는 원래 향교의 석전을 이르는 명칭이었다. 현지에서는 서원의 향사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제사를 이르고 있다. 현지 주민의 설명에 따르면, 지역 유림의 공인에 의하여 서원을 설립하고 서원 내의 사당에 모신 분을 향사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아직 서원을 갖추지 못했으나, 향사를 드리지 않기에는 못내 서운하기 때문에 석채를 모신다고 한다. 따라서 서원의 향사보다 작은 규모로 모시고 있다. 제수도 소략하고 참여자도 대체로 적은 인원이다. 양양재의 석채는 매년 4월 첫째 일요일에 양양재에서 거행된다. 대개 각지의 후손 60~70여명 정도 참석한다 하니 최근의 추세로 보아 서원 향사에 참석하는 인원보다 적지 않다. 문중 총회(인동장씨 남산파 월파공 종중)도 이때 함께 열린다고 한다.
석채는 집안이 중심이 되나, 서원의 향사나 불천위제와 같이 학연이나 혼인으로 맺어진 타문중의 사람들도 더러 참석한다고 한다.
[제수의 장만]
서원의 제수를 보면 4변 4두인데, 비해 석채에서는 2변 2두로 제수가 소략하다. 원래 사슴고기 식해인 녹해는 소고기(날 것)로 대체하고, 말린 사슴고기인 녹포는 육포로 대신한다. 이외에 차조, 쌀, 무, 밤, 돼지머리 등 모든 제수는 날것을 사용한다. 따라서 석채와 향사의 주인공을 ‘혈식군자(血食君子)’라고 칭한다. 제수 음식이 모두 날것이기 때문이다.
〈그림〉석채 진설도
〈그림〉실제 상차림
[집사의 선정]
큰제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제사에서 술잔을 올리는 헌관, 축문을 읽으며 여러 가지 중요한 임무를 지닌 축관, 홀기를 읽는 집례, 술을 따르고 올리는 집사 등 인원이 필요하므로, 당일 참석한 사람들의 명부인 시도기를 갖고, 참석자들이 모여서 결정을 하여 이를 작성하여 제청(제사를 지내는 장소, 주로 대청)에 내건다. 헌관은 주로 집안의 연장자가 된다. 축관과 홀기를 담당한 집례는 제례에 밝은 사람으로 항렬과 연치[나이] 등을 고려하여 비중 있는 인물이 선정된다. 이를 집사 분정이라고 한다.
헌관(獻官) : 술잔을 올리는 제관.
축관(祝官) : 축문 작성과 독축(讀祝)하는 제관.
집례(執禮) : 홀기를 읽는다.
집사(執事) : 술잔을 전달한다.
진설(陳設) : 제수를 진설한다.
[제사 모시기]
제사의 순서를 적은 글인 홀기(笏記)를 통해서 석채를 살펴보자. 홀기는 향교의 석전, 서원의 향사, 문중의 묘사 등에서 쓰며, 개인의 기제사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다만 불천위제와 같이 제사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은 제사는 홀기가 마련되어 있고 이 홀기를 부르는데 따라서 제사를 차례대로 모신다.
제사의 차례 역시 향사에 비해서 단순하다. 제수를 진설하고, 유사가 재실 벽장의 신주를 교의에 모신다. 집례가 손을 씻고 재실의 서편에 서서 홀기를 읽는 것으로 시작이 된다. 헌관과 모든 제관들이 마당에 도열을 한다. 먼저 헌관이 제수의 진설을 둘러보는 점시를 하고 되돌아 나온다. 축관 이하 모든 집사자들이 손을 씻고 제자리에 돌아온다. 집사가 신주를 열고 초에 불을 붙인 후 모두 제자리로 되돌아온다. 헌관과 모든 참석자가 절을 두 번 한다.
헌관이 손 씻는 곳에 가서 손을 씻고, 신위 앞에 무릎 꿇고 앉는다. 향불을 붙이고, 좌집사가 술잔을 헌관에게 건넨다. 우집사가 술잔에 술을 따라 주면 헌관이 좌집사에게 전하고 좌집사는 신위 앞에 잔을 올린다. 축관이 헌관의 좌측에 꿇어 앉아 축문을 읽는다. 축관은 축문을 다 읽은 후 제자리로 내려간다. 헌관은 엎드려 있다가 일어나 뒤로 조금 물러나서 재배를 한다. 다음 헌관은 음복을 하는 자리로 간다. 좌집사가 헌관에게 복주(술)를 주면 헌관이 마시고 빈 잔을 좌집사에게 주면 좌집사는 잔을 제자리에 둔다. 헌관은 제자리로 돌아가고, 축관이 올라와서 변과 두를 들어내고 제자리로 돌아온다. 헌관과 모든 참석자가 재배를 한다. 축관이 올라가서 축문을 불사르고, 집사가 주독(신위함)의 뚜껑을 닫는다. 촛불을 끄고 축관과 집사들이 모두 밖으로 나가고 집례도 두 번 재배하고 나온다.
통상 초헌, 아헌, 종헌 3번의 술잔을 올리는데 반해 석채는 잔을 한번만 올리고 바로 음복에 들어가서 제수를 물리는 철상까지 일사천리로 쭉 이어지는 비교적 단순한 제례로 보인다. 제수가 날것이고, 그 양이 적으므로 음복은 따로 마련한 국밥과 수육, 술과 음료수 등이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