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301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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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百中 |
영어공식명칭 | The Buddhist All Souls' Day|The 15th day of the 7th lunar month |
이칭/별칭 | 백종,백중(百衆),중원일,망혼일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남도 해남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종오 |
[정의]
전라남도 해남 지역에서 음력 7월 15일에 행하는 풍속.
[개설]
백중은 음력 7월 15일로, 전통적인 보름 명절 중의 하나이다. 백중날이 되면 일반적으로 불가(佛家)에서는 우란분회(盂蘭盆會)를 열어 공양하는 풍속이 있고, 민간에서는 조상의 혼을 위로하고자 술과 햇과일을 정성껏 차려 놓고 천신(薦新)[철 따라 새로 난 과실 등을 조상의 신위에 올리는 일]을 하기도 한다. 농가에서는 김매기를 끝내고 여름철 휴식을 취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백중은 ‘백종(百種)’, ‘백중(百中)’, ‘백중(百衆)’, ‘중원일(中元日)’, ‘망혼일(亡魂日)’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전라남도 해남 지역에서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백중을 명절의 하나로 여기며 이때 행하는 풍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백중 무렵은 해남 지역의 농가로서는 논매기가 끝나고 여름철 휴한기를 맞이하는 시점이기에, 백중에는 술과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노는 풍속이 있었다.
[연원 및 변천]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를 보면 “신라 때 6부 여자들이 길쌈을 시작하는 7월 보름을 백중절[百種節]이라고 하고 8월 보름을 가배일(嘉排日)이라고 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또한 “우란분(盂蘭盆) 때 공양하는 옛 풍속을 모방하여 7월 15일 중원일에 온갖 꽃과 과일을 갖추어 공양하고 복을 빌었으므로 백종절(百種節)이라는 이름이 생겼다.”라고도 기록하고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이날 달밤에 항간의 백성들이 채소, 과일, 술, 밥 등을 차려 놓고 죽은 어버이의 혼을 불러 모시기에 망혼일(亡魂日)로 삼았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 기록들은 백중의 기원과 풍속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다.
[풍속]
해남 지역에서 백중날은 한 해 농사로 고생한 일꾼들을 위로하는 ‘머슴날’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에 맞는 풍속들이 많이 행해졌다.
○ 들에 일찍 나가지 않기
백중날 아침에는 “농신(農神)님이 곡수를 치러 온다.”라고 하여, 1년 동안 기른 곡물의 수확량을 정해 주는 날로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해남군 현산면 고현리의 경우에는 “농신님 하시는 일에 방해가 된다.”라고 하여 아침에는 절대로 밭이나 논에 가지 않는다.
○ 만들이[농사장원]
백중 무렵은 논의 마지막 김매기가 끝나는 때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해 농사를 지으며 고생한 일꾼들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여 수고에 감사한다. 삼산면에서는 이것을 ‘장원례’라고 부른다. 장원례는 마지막 김매기가 끝나는 날 일을 마치고 들에서부터 시작한다. 대개 농사장원으로 뽑힌 집의 일꾼을 지게나 사다리를 눕혀서 그 위에 태우거나 혹은 소(牛) 위에 태운다. 일꾼에게는 허술한 밀짚모자를 씌우고, 삽을 등에 매게 한다. 흙을 손에 발라 옷에 묻히고, 얼굴에는 검정 칠을 한다. 풍물패들이 풍물을 치며 일꾼과 함께 마을로 들어온다. 이때 농사장원을 한 집에서는 풍물패들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술대접을 한다. 현산면 고현리에서는 이날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일꾼을 소에 태우고 논을 돈다. 그리고 군고[풍물]을 치면서 주인집으로 간다. 논 주인은 술과 음식을 장만해 이들을 대접한다. 이것을 ‘농사장원’이라고 한다. 산이면 대진리에서도 장원례를 행하는데, 농사를 제일 잘 지은 사람을 소에 태우고 그 주인집에 가서 음식을 얻어먹고 논다.
○ 진세내기
산이면 대진리에서는 백중날 스무 살이 되어 성인 품삯을 받게 된 사람들이 마을 사람들에게 품앗이를 신고하며 술을 대접한다. 이를 진세턱이라고 한다. 현산면 고현리에서도 진세턱을 내게 하는데, 어른 품삯을 받게 된 아이가 마을 어른들에게 술을 대접하는 것을 말한다.
○ 그 밖의 풍습
이 밖에도 백중날이면 송지면 통호리에서는 각 가정에서 간단히 밥과 콩나물, 녹두나물 등을 장만하여 상을 차리며, 현산면 고현리에서는 ‘귀신이 동하는 날’이라고 하여 갯가나 물가에 가지 못하게 한다. 또한 현산면 고현리에서는 밀가루로 전을 부치고, 옥수수를 삶고, 삶은 국수로 한 끼를 먹으면서 논다. 삼산면 일대에서는 백중날에는 소라와 다슬기를 먹거나 떡을 해 먹기도 하고, 대흥사 계곡으로 물맞이를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백중은 여름 한철 잠시 휴식을 갖는 휴한기의 시작 때이다. 봄 농사에 지친 일꾼들을 격려하는 놀이판이 벌어지는데, 이것이 만들이[농사장원]이다. 농사일로 수고함을 격려하고 공동체 구성원들의 화합을 다지는 의미로 행하는 풍속이다. 지금은 농업 환경의 변화로 말미암아 거의 잊혀 가는 풍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