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2000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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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口碑傳承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상북도 의성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미영 |
[정의]
경상북도 의성군 내에서 말과 기억에 의존하여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민간 문화.
[개설]
구비 전승은 구비 문학(口碑文學)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구비 문학이 설화, 민요, 무가, 판소리, 민속극, 속담, 수수께끼 등을 가리킨다면 구비전승은 구비 문학 외에 금기어, 길조어, 방언, 속어, 은어 등과 같은 언어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좀 더 광범위이다. 의성군에서는 판소리나 탈춤은 전승되지 않으며, 무가나 수수께끼는 집중적인 조사가 되어 있지 않아 그 전승을 정확히 알 수 없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의성 지역의 설화와 민요가 대표적인 지역의 구비 문학이라고 하겠다.
1. 설화
설화는 개인에 의해 창작된 이야기가 아니고 전승 집단의 문화나 가치관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민중적이거나 지역적인 특색을 띠고 있는 경우가 많다. 술이 나오는 「누룩 바위」 이야기나, 베틀가와 관련된 「베틀 바위」, 아기장수 전설류의 「아기 장수의 슬픔과 용바위」는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이야기로 의성군에서도 전해지고 있다.
이 중 의성 지역에서만 전해지는 전설로는 「경덕왕릉의 유래」, 「금성산의 무덤」, 「의성읍 정씨 문중의 성쇠」, 「두모 장군 이야기」, 「주월사의 유래」, 「대암산의 화전놀이」 등이 있다. 전설은 한 지방에 부착되어 지리적 특징, 명칭의 유래, 습관의 기원 등을 이야기하는데, 의성 지방에서만 전해지는 전설의 경우도 증거물이 남아 있어 지역색을 잘 나타내고 있다. 그 외 민담으로는 「나귀 목에 방울 달기」, 「싸리비기와 미련비기」, 「두꺼비와 토끼와 거북의 나이 자랑」, 「나이 먹은 값」 등이 있는데, 이런 류의 민담은 심의린의 『조선전래동화집』에 수록되어 있는 것으로 오래 전부터 전해져 오는 설화이다.
의성 지방에 전해지는 설화 중에는 완벽한 서사 구성을 지니고 있지 않는 것도 존재한다. 가령 「미륵불 이야기」, 「지암 선생 이야기」 등이 그러하다. 설화는 산문적인 서사 구조의 형태를 지닌다. 그러나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어야 하는 한계 때문에 자료를 완벽하게 기억하지 못하게 되면 서사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 산문적인 서사 구조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설화는 인간이 지닌 기억력의 한계 때문에 완벽한 재연이 되지 않거나, 이야기에 대한 흥미가 사라져 전승의 의지가 약화된다. 따라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자연적으로 소멸하거나 문학적인 상상력을 지닌 전승자에 의해 재창조되어 전승되기도 한다.
2. 민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의성군에서도 다양한 민요들이 전승되고 있다. 의성은 논농사가 중심이 된 지역으로 논매기류의 노래가 많이 전해지고 있다. 민요는 크게 남요와 부요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는데, 의성군에서는 남요와 부요가 골고루 전승되고 있다.
남요로는 농사를 지을 때 부르는 「논매기 노래」, 「모심기 노래」, 「두벌 논매기」가 있고 의식을 행할 때 부르는 「달구 소리」, 「상여 소리」, 「성주풀이」, 「지신풀이」 등이 있다. 반면에 부요는 「길쌈 노래」, 「시집살이 노래」, 「쌍가락지 노래」, 「물레질 노래」, 「바느질 노래」, 「방아 타령」, 「밭매기 노래」, 「베틀 노래」, 「치마 노래」 등의 노래가 전승되고 있다. 그 외 동요로 「다리헤기 노래」, 「월너리 청청」, 「외따기 노래」 등이 전승되고 있다.
민요의 사설은 사람의 생각과 체험에서 우러난 것이므로, 그들이 어떤 노래를 어떤 상황에서 불렀는지를 살피는 것은 곧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의성 지역의 민요는 남요, 부요, 동요 등이 골고루 전승되고 있어 이곳 지역민들이 흥을 아는 이들이었음을 알 수 있다.
3. 수수께끼
수수께끼는 ‘수수적기’[강원도 강릉시], ‘식끼저름’[부산광역시 동래구], ‘숭키잽기’[전라북도 남원시] 등 지역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다양하다. 수수께끼는 은유로써 대상을 정의하는 일종의 언어 유희이다. 짧은 은유의 언술인 점에서 속담과 유사하지만, 우주와 자연과 인간에 대한 원초적인 물음을 포함하고 있어서 속담에 비해 더 근원적인 언술 형태이다.
수수께끼는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쌍방이 참여하여 주고받는 놀이이다. 묻는 사람과 답하는 사람이 있어야 수수께끼가 성립된다. 수수께끼의 주체와 객체가 모두 인간, 정확히는 인간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이고 보면 인간의 생활 속에 편재되어 있는 수수께끼들은 결코 오락적으로만 언행되지는 않는다. 인간에게 있어 즐거움만이 삶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의성 지역에 전승되는 수수께끼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 산 보고 절 하는 것? [방간]
불 여 주고 밥 못 얻어먹는 것? [부지깨이]
그릇 씻어 주고 밥 못 얻어먹는 것? [행주]
이 산 저 산 다 자 먹고 아가리 딱딱 벌리고 있는게 머고? [엌]
이처럼 의성 지역에서 전승되는 수수께끼는 사물의 두드러진 특징이나 외양, 동작, 성질 등의 묘사를 통해 정의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이 외에도 문자에 관한 수수께끼, 지혜에 관한 수수께끼, 소리에 관한 수수께끼 등도 전승되고 있으리라 여겨진다. 차후 채록이 보완된다면 의성 지역의 구비 전승을 한층 더 다채롭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 속담
의성 지역에는 삶의 지혜를 드러내는 짧은 문장의 격언인 속담이 존재하리라 사료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채록하여 기록으로 남겨진 것이 없다. 근래에는 원래의 속담이 지닌 의미를 비트는 모방 속담이 유행하는데, 의성 지역의 속담을 조사하여 신구의 속담을 비교하면 속담이 지니는 풍자성의 강도와 함께 의성 지역만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