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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원스님 일대기 03

희원 스님(57세)의 어머니는 미타사를 오가며 기도를 하였다고 한다. 그 당시 희원 스님이 아픈 것을 알고 명안 스님이 집을 찾아오면 항상 괜찮냐는 안부를 묻곤 했다고 한다.

“스님이 항상 우리 집에를 오시면 ‘얘, 너 나랑 같이 가 살자, 살자.’ 그래. 근데 살기를 어떻게 살아 아파죽겠는데, 그렇게 그러다 병원에 입원하면 스님이 문병도 오시고 책도 가져다주시고, 그렇게 인연이 있어서 있었는데.”

어느 날 매일 집에만 있는 딸이 안쓰러워 어머니는 희원 스님과 함께 충주에 나갔다고 한다. 그런데 구경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힘이 들었던 희원 스님은 정신을 잃고 길가에서 쓰러졌다고 한다. 사람들의 부축을 받아 집으로 돌아온 스님은 한 여름에도 한기를 느끼며 햇볕을 쬐고 앉아 있었다고 한다.

“양력 8월 달인데도 나는 추워가지고 양지쪽에 앉아 있을 때야. 너무 그때는 극도로 나빴었어. 쓰러지고 나서 그 이튿날 아버지는 단양 구인사를 가라는 거야. 못 가겠다고, 지금 기운이 없어서 도저히 못 가겠다고 하고 그러고 있으니까는, 스님이 충주로 장을 보러 나오시면 우리 집에를 먼저 들리셨어, 오셨다가 내가 그 추워가지고 양지쪽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시는 거야, 얼굴도 다 까졌지 모, 여름이니까는 홀랑 까진 거야, 넘어져서.”

희원 스님을 본 명안 스님은 어쩌다 저렇게 됐냐며 함께 절에 갈 것이니 어머니는 신경 쓰지 말라고 하였다고 한다. 오늘 당장 데려갈 테니 얼른 짐을 챙기라는 말에 스님은 집을 떠나 미타사에 올라왔다고 한다.

“쟤가 어떻게 저렇게 죽을 꼴이 되었느냐. 하면서 우리 엄마한데 하는 말씀이 보살님이 쟤한테 해 볼 짓 다 해봤으니까, 쟤는 내가 데려갈 테니까 죽여도 내가 죽이고 살려도 내가 살릴 테니까 보살님은 손을 떼시오.”

예전에는 미타사로 올라오는 길이 나무하러 오는 좁은 길 뿐이었다. 아파서 걷지도 못하는 사람이 산을 오르니 힘이 들어 수십 번을 쉬었다 올라왔다고 한다. 스님은 절에 도착하여 법당에 들어갈 때마다 108배를 하고 두 시간씩 관세음보살 주경을 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백일기도를 시작하였다. 명안 스님은 희원 스님에게 숙제를 내주고 문경에 볼 일이 있다며 얼마 간 자리를 비우셨다고 한다. 스님은 아픈 몸으로 백일기도를 시작하였다.

“집에서는 밥숟가락질도 못하던 사람이 108배를 하루에 네 번 들어가서 하면은 400번이 넘잖아. 그거를 하라니까는 한 거야. 그래도. 절을 하니까는 울면서 한 거야, 온 뼈라고 생긴 거는 다 아프니까.”

스님은 하루하루 힘들게 기도를 하며 지냈다. 집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병을 고치고 내려가는 것이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꾹 참고 기도를 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