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1D010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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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충청북도 음성군 생극면 병암1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서영숙, 조수정 |
산신제를 준비하는 중에 산신제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세 제관과 인터뷰를 하였다. 세 분 중 제관 경험이 제일 많은 오덕욱 할아버지께 먼저 여쭈었다.
[산신제 준비]
예전에는 산제당이 목재로 지은 초가여서 1년에 한 번씩, 가을에 대동계를 하고 나면 마을 사람들이 다 같이 올라와 새로 수리를 했었다. 마을에서 가장 먼저 하는 행사가 산제당 수리였다. 산신제 지내는 방식은 예전에 비해 조금 간소해 졌을 뿐, 옛날 어른들이 하던 방식 그대로를 이어 내려오고 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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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사 준비1
“그때 제는 지금이나 마찬가지예요. 우리 본 대로 하는 거니깐. 옛날 노인 양반들 한 대로. 나도 젊어서부터 여기 자주 올라 다녔으니깐, 제원 뽑으면은, 뽑혀서 올라오고. 올라오면 그대로 하는 거니깐, 지금도 옛날식 고대로 재연하는 거예요. 한 가지 좀 간소하게 한다는 것이 2박 3일 하던 것을 하루에 한다는 것. 제원(제관)을 뽑을라면 생기복덕 가려서 제원 뽑지, 그 집안 깨끗하고. 그 당시에는 산에 올라오면 집안이 좋다고 서로 올라오려고 했어, 그땐 사람이 많을 때니깐. 지금은 제원을 뽑을 수가 없어요. 사람이 적어가지고. 무조건 하고, 그 집안 깨끗하면 올려 보내는 거예요. 뭐 2박 3일 하면 여기 와서 술 담가 가지고 다 하니깐. 그렇게 해도 기일이 짧아. 술 여(여기) 와서 담그고 지주로 쓸라니깐.”
2박 3일 동안 산신제를 지냈을 때는 올라오자마자 제주부터 담갔다. 오덕욱 할아버지가 산신제 총책임을 맡으면서부터 하루로 기간이 줄어들었고, 그때부터 제주를 담그지 않았다.
“그때는 2박 3일 때. 처음에 올라와서 술부터, 꼬두밥을 해가지고서 이거 만한 항아리가 있어요. 거기다 술을 가득 담거서 아랫목에 따뜻하게 해서 덮어놓지. 방에 불 자꾸 때니깐 뜨겁지. 그 다음날 저녁때 걸려서 지주(제주) 쓰고서.”
이틀 동안 술을 담그면 숙성이 덜 되기 때문에 산제사가 끝나면 산제당에 놓고 내려갔다. 술이 잘 익었을 때가 되면 동네 사람들이 산에 나무 하러 올라왔다가 그 술로 목을 축이고 내려가곤 하였다.
산신제를 지내는 날짜도 제관을 뽑는 것처럼 책을 참고하여 정하는데 정월 초하루 다음날 지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하였다. 그리고 2박 3일로 지내던 때나 1박 2일로 지내는 지금이나 산신제를 지내는 날짜는 산에서 내려오는 날로 정하여, 그 전날부터 준비를 하고 산에 올라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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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사 준비2
“날을 잡는데 되도록이면 정월 초승에. 그러니깐 늦어도 정월 초이레는 넘어가지 않아요. 그 안이지. 어느 달은 빨랐다면 석달 그믐날도 올라와 봤어요. 석달 그믐날 올라오면 하루 이튿날 내려오는 거지. 제사 지내는 날은 내려오는 날로 보니깐. 지금도 내일 내려가는 날로다가 날을 잡아요. 내일이 초사흘날이니깐, 내일 날짜로다 날을 잡아서. 암만 열시부터 제사를 잡순다 해도 열두시 넘어야 내려가니깐”
제물 준비는 산신제 술 올라오기 전날, 이장이 장을 봐온다. 요즘은 술을 직접 담그지 않기 때문에 산신제 지내는 전날 장을 본다. 제물로 대추, 밤, 곶감, 후추차, 다시마 튀각, 뫼, 떡, 돼지가 올라간다. 오덕욱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 소 값 하락으로 돼지 대신 소를 제물로 올린 적이 있었다. 소 값이 돼지 값보다 쌀 때여서 두 번 정도 그렇게 올리는걸 보았다. 소는 몸집이 커서 다 가지고 오지 못하니깐 머리하고 네 발만 잘라서 제물로 쓴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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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사 준비3
“옛날에는 장 보러 갈 때도, 가게도 아주 깨끗한 집으로 찾아 다녔어요. 상주집 이런데 안가고, 깨끗한 집으로. 대개 알지 근처니깐 저 집이 상주집이다 아니다 이런 건 알지. 장은 지물(제물)에 대추, 밤, 곶감, 후추, 후추는 후추차로 올리니깐. 다시마 사다 여기서 투각 일궈가지고 투각. 다섯 가지. 집에서 하는 건 메 짓고 떡하고. 일곱 가지. 돼지는 옛날에는 아주 새까맣게, 아주 하얀 점 요만큼도 있어선 안 되고 완전 새까만 돼지. 흑돈이지. 그래가지고선 지금 검은 돼지가 있어요? 없지. 그러니깐 하얀 돼지로 쓰지 하얀 거로다. 그거는 옛날에는 동네서 못 구하면은 의처 가서, 좋은 집에 가서 사다가 집에 가져와서 먹여요 며칠. 그때만 해도 어디 가서 금방 구할 수가 없으니깐. 미리 와서 구해다가 갖다 놓고 먹이지. 사료 값을 주거든. 사료는 먹이는 값 주는 거지. 닷새를 먹이는 사람도 있고 사흘을 먹이는 사람도 있고 못 구하면 일주일을 구하는 사람도 있고. 잡는 건 마찬가지예요. 제사 잡는 날 잡아가지고 올라오지. 여기도 있긴 있는데 부지기 흑돈 구할라고 안 해요. 근데 더 달랴, 더 달랴 값을. 있긴 있는데. 특별히 그걸 찾으니깐 그러는 건지 몰라도.”
[제관들이 주의해야 할 점]
제관으로 뽑히면 몸가짐을 바로 해야 하는데 3일 전부터 부부관계도 하지 않아야 하며, 비린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 살생을 해서도 안 되며, 그래서 예전에는 이도 죽이지 않았다고 하였다. 세배나 제사를 지내서는 안 되고, 특히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 산제당에 올라왔을 때는 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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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사 준비4
“제관들이 조심해야 할 거는 산에 올라와서지. 올라와서 일절 객설이라는건 없고. 객설, 쓸데 적은 소리는 안하고 필요한 말만 하고. 그리고 올라와서 담배 안 피고. 그런 거는 꼭 지켜야 되니깐. 목욕재계도 그 전에는 전부 와서 다 했는데, 여기서 우리도 해봤는데. 물이 등허리 닿지 않고 뿌리면 너머로 넘어가지, 동짓달에 옷 입어도 추운데 아무리 정성이라도. 세수하고 손발 씻고. 제물 한 가지 봉하고 내려와서 손 씻고. 또 하고 내려와서 손 씻고. 지금도 그렇게 해요 옛날도 그렇고.”
[산신제 차례]
제물을 하나씩 올리기 때문에 제관을 하면 체력적으로 많이 지친다고 하였다. 그리고 제물 한 가지 올리고 재배하는 식으로 총 일곱 가지의 제물을 올리고 일곱 번 절을 하기 때문에 제관들, 특히 제물을 올리는 제관이 가장 많이 지친다고 하였다. 마지막에 잔을 올리면 세 명의 제관이 다 같이 올라가서 절을 하고 축문을 읽는다.
축문을 올릴 때는 산신제 소지, 대동 소지, 치성주 소지, 제관 소지, 공양주 소지, 축관 소지, 소지발기 순으로 올린다. 소지발기에는 각 집마다 대주의 이름이 올라가 있으며 군대에 가 있는 사람들도 올라가 있다. 그 외에 따로 부탁을 하면 이름을 올려준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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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사 차례1
“제물 한 가지 올리고 재배하고. 또 한 가지 올리고 재배하고. 마지막에 잔이 제일 마지막에 올리고. 제관들 셋이 다 올라가고. 올라가서 해놓고 내려와서 축문 읽고. 재배하고 끝나고서 소지 올리고. 뭐여, 잔은 한 잔이여 딱 단 잔이여. 절은 제물 올릴 때마다 절하고. 잔은 단잔. 제주 올리고 나서 축문 읽고. 축문 끝나면은 지원들 소지 올리고. 제일 먼저 신령님 소지 올리고, 그 다음이 대동, 우리 동네. 그리고 치성주라고 해서 지금은 치성주가 없어요. 이장이 치성주지. 이걸 주관해서 하는 분. 치성주 올리고. 소지 올리면 그때부터 차례차례. 다 끝나고 나면 동네서 또 부탁하는 사람이 있어요. 소지 좀, 우리 아무개 씨 올려달라고, 자기 가족들. 한 집에 대주 하나씩은 원래 하는데. 그 집에 자식이라든가 한 사람씩 올려달라고 부탁하면. 그리고 올라온 사람들 자기 가족들 다 올리고. 대동소지는 전부 기원은 셋이 하고. 가족은 각자 하고. 추울 때 저기서 안 하고 신령님하고 대동하고 치성주만 올리고서 나머지는 여기 내려와서 올려요. 추울 때는. 셋이 다 하는 거예요. 소지발기라고 해가지고선 전부 적어가지고 왔어요. 그거 보고 분육해서 고기 또 나눠주고”
소지를 태울 때 잘 타오르면 좋고 타다가 떨어지면 나쁘다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 다음날 마을에 내려가면 사람들이 자기네 소지가 잘 탔냐고 물어보는데, 잘 탔는지 못 탔는지에 대해서는 대답해 주지 않고 다 잘 탔다고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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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사 차례2
산제당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으면 동네에서는 각 집집마다 정화수를 떠놓고 산제당을 바라보며 절을 한다. 그걸 ‘맞이시루’라고 부르는데, 요즘은 전부 하지 않고 제관으로 올라오는 집과 개인적으로 하는 집만 하고 있다. 예전에는 산제당의 동홰불로 산제사를 지내는 것을 알았는데, 요즘은 나무가 우거져서 보이지 않아 대충 시간을 짐작하여 맞이시루를 지낸다.
“부락이 아주 일심동체야. 누구나가 다 한맘이야 전부가. 지금 다 나무가 우거져서 안보이지 나무가 없으면 저 동네가 환히 다 보여요. 제사 잡술 때 보면 집집마다 등을 해달거든. 등 해달고 전부 촛불 켜서. 지금은 전기불이 있으니깐. 전기등 달고 그러는데, 지금도 초 다는 분들 있고. 내려다보면 아주 환하지”
[산신제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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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사 비용
산신제를 지내는 돈은 예전에 ‘산제사계’를 하였는데 그 기금이 남아서 지금까지 쓰고 있다. 그리고 청년회에서 상포계 식으로 마을에서 상을 당하면 가서 일을 해주고 받은 돈으로 주로 충당하고, 부족하면 노인회에서 조금 보태준다. 또 예전에는 고기 분육 해줄 때 고기 값 정도만 받았는데 요즘은 다 주지 않고 주는 사람만 준다고 하였다.
제관들은 고생했다는 의미에서 두 몫씩 주는 것이라 하였다. 따로 품값을 받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마을을 위한 봉사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챙겨주는 것이다. 예전에 2박 3일로 지낼 때는 3일 동안 고생하고, 지금은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지만 그때만 해도 정월 초면 날씨가 굉장히 추울 때여서 ‘하루 고생 단단히 한다’는 뜻으로 더 챙겨 준다고 했다.
“돈을 내지 않고 분육을 하면 다만 고기의 반값만 받았어. 고기 값을. 아주 없지 않고. 지금은 안 받고. 돼지 값은 나왔다고, 걷으니깐. 산제사 파기, 내일을 파기라 그러지. 파기날은 한 집이 얼마씩 두 근을 가든 서 근을 가든 상관없어. 분육도 호수에서 나눠서 한 집에 얼마, 몇 그람 나갔나 하니깐 대번 틀리지 않지. 큰 괭이에다 해서 막대기 해서 걸어놓고 이거 순서대로 주는 거요. 이거 올라간 사람들은 두 몫이야. 한 갱이가 아니고 두 갱이야. 여 오는 사람들. 안 올라간 사람들은 한 꽁지, 한 갱지. 다 이 사람들 다 안 올라오니깐, 계원들.”
[산신에 대한 믿음]
산신에 대해서 마을 사람들은 직접 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산신을 믿으면서 마을에 아무런 피해가 없고 태평하기 때문에 계속 믿어오는 것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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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사에 대한 믿음1
“옛날에는 여기서 나무도 안했어요. 산제당 근처는 일절 나무 안 해요. 썩어서 뭉개져도. 옛날 노인네들 안하대. 여기서 낭구(나무)하면 안 좋다고 안하더라고. 무슨 소리인지 몰라도 이 부락에서는 짐승을 못 잡는다 그랬어요. 사냥꾼들이 와서 짐승을 못 잡아요. 안 잡힌다는 거야. 이 구댕에서. 그래서 사냥꾼들이 사냥하러 들어오지 않아요. 하다못해 새 한 마리 못 잡으니깐. 신령님이 다 돌보시는 거지. 뭐 그런 얘기가 있고.”
산제당에 올라오는 길에 김현동 어른이 들려준 ‘산제당에 얽힌 이야기’에 대해 여쭤보았는데 오덕욱 할아버지는 조금 다른 뜻으로 이야기를 했다. 김현동 어른이 해준 이야기는 박정희 시절 때 산제당을 철거한 사람이 교통사고가 나서 죽은 것이 벌을 받아서 죽은 것이라 했는데, 오덕욱 할아버지는 그게 시간적으로 우연히 겹친 것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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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사에 대한 믿음2
“허문 거는 동이 가옥 철거 때문에 한 거고, 그 사람 안 좋은 거는 원인은 그거라고. 이거 헐고 그 사람 손으로. 산제당을 허물어서 안 좋았단 말이 나온 거야. 그래서 얼마 있다 바로 교통사고가 난 거지. 허물고 얼마 있다가 박대통령이 충주 무슨 행사 있다 온다 그래서 직원들 데려가서 도로 정비 하다가 차한테 교통사고로 죽은 거지 교통사고로. 그래서 이거, 그때 말이 나온 거야 이거 산제당 그렇게 하고서 안 좋았다. 그때 나이 아마 그때 한 60 넘었었는데. 직원들하고 나가가지고, 근데 직원은 다 가고 혼자 있다 변을 당했다는겨. 처음에는 차를 못 찾았었어. 나중에 여기저기 찾고 알은 건데. 주위 말이 산제당을 헐어서 벌을 받았다 그래. 그 사람 하나 당한 거니 딴 거는 없어. 역사도 뭐고 기록이 없으니깐 여태까지 큰 피해가 없었어요. 6·25 때 인민군들 버거지 있었어도 피해 하나 없었고.”
[산신제에 대한 마음가짐]
비교적 젊은 나이인 김영섭 제관에게, 제관으로써 산신제를 지내는 마음가짐이 어떤지 여쭤보았다. 김영섭 제관은 제관으로 산신제를 지내러 올라오면 다음번에도 올라오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고, 동네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껏 제를 올린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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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사에 대한 믿음3
“올라오고 싶더라고. 하고 내려가서 또, 내년에도 또 올라와야지. 그런 마음이 생기더라고. 마음이 뭐, 겸허해지고 하는 거지 다른 마음. 하면서 정성으로. 동네 잘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다가 올라와서 정성껏.”
오덕욱 할아버지는 제관으로 올라오면 집안이 편하고 마음도 편하고 아이들도 다 잘되기 때문에 많이들 올라오고 싶어 하고, 특히 사업하는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문태준 제관에게, 제관으로써 산신제를 지내는 마음이 어떤지 여쭤보았다. 어릴 때는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 준비한 음식을 먹는 것이 마냥 좋았지만, 어른이 되고 직접 산신제를 참가해보니 예전에 산신제를 지내던 부모님의 정성을 알 것 같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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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사에 대한 믿음4
“이 친구는 세 번째지만 저는 처음이여가지고. 여기 부모님이 계시지만 나가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아버님들 올라가실 때는 집안의 큰 행사였어요. 제관으로 올라오시는 분 댁에 금줄도 치고 그럼 다른 외부사람들도 출입도 못하고. 한 3일 전서부터 몸가짐도 바르게 하고. 삼갈 것도 삼가고. 저는 솔직히 좋았어요. 떡을 하시니깐. 할아버지 때 올라가시면. 떡을 일단 하시니깐. 집에서. 제사지내고 나면 먹고. 그 재미로. 아무 생각 없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정성이 대단하신 것 같아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할머님이나 부모님이나 이쪽을 두고 정화수를 떠다 놓은 것 같아요. 가족을 위해서 되게 정성이 우러나 보이는 것 있잖습니까. 지금에 생각해보면 이해가 많이 되고 가족을 많이 생각하시는 분들이구나 싶고. 처음이지만, 제사를 지내며 동네 부락의 안녕을 기원하고. 그런 기원을 가까이에서 기도를 할 수 있는 차원에서 올라와서. 크게 봐선 동네고, 더 크게 봐선 대한민국이 남북통일 할 수도 있는 거고. 우리 가족을 위해서나, 마음 좋게 갖고, 깨끗한 마음으로. 나쁠 거 없지 않습니까. 기분도 많이 좋고. 저도 어제 같은 경우, 세배도 다니지 않았고. 정성을 많이 드리는 편입니다.
병암1리 마을 사람들은 6·25 때도 산신제를 걸러 본 적이 없을 만큼 산신과 산신제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믿음은 강하다. 마을이 생긴 이래 지금까지 마을에 큰 탈이 없는 것은 다 이 산신제 덕분이라고 했다. 마을에 교회가 들어와 있지만 마을 사람들이 한 명도 믿지 않을 정도로 산신제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6·25 때도 산제사 걸러본 적이 없어. 6·25 때도 했어 1·4 후퇴 피난 갔다 와서. 어떻게 보면 지성이지. 그래서 교회가 둘이나 들어왔는데 신자가 없어. 여기는 집중들을 하고, 산제사만 위하기 때문에.”
하지만 점점 마을 사람들이 객지로 나가게 되고 젊은 사람들이 적어져서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오덕욱 할아버지는 걱정이 태산 같다. 다만 이번에도 젊은이 둘이 제관으로 참여했듯이 젊은 사람들이 의욕을 가지고 산신제를 배워 이어 내려가 주기를 바랄 뿐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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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사에 대한 믿음5
“근데 인저, 전부 객지 나가 살고 한 집 걸러 둘이 살다 보니 사람이 없어요. 벌써 우리 동네 애 울음소리 끝난 지 몇 해가 된지 몰라. 애 울음소리 귀경을 못 해. 쟤들은 아직 젊으니깐 이어나가지. 자꾸 가르쳐야 하는데. 가르치는 게 아니고 배워야 하고. 할라는 의욕이 있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