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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 소 도둑맞고 화병이 나 시어머니가 돌아가시다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1D020305
지역 충청북도 음성군 생극면 병암1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서영숙, 조수정

시어머니가 건강 악화로 집으로 다시 돌아오고 얼마 후에 소를 도둑맞았다. 당시에는 소가 큰 재산이었기 때문에 소를 잃어버린 충격이 커서 시어머니가 화병에 걸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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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1(한복실)

“옛날에는 소가 재산이었어. 면에서 사준 소여. 네 마리가 됐거든 그 소가. 그래가지고 소를 도둑을 맞아 잃어버렸어. 그래가지고 우리 어머니가 병이 나가지고 돌아가신겨. 밥을 안 드셔가지고.”

정부에서 소를 사줘서 당시에 어미 소와 송아지 3마리를 키우고 있었는데, 하루는 송아지가 너무 울어서 나가보니 조용해지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그때 도둑이 외양간 안에 숨어 있었는데, 한복실 할머니가 다시 집으로 들어가자 도둑이 어미 소를 훔쳐갔다. 소가 없어진 걸 알고 마을 사람들이 찾으려고 돌아다니자, 미처 소를 차에 실고 도망가지 못하고 잡힐까봐 소를 나무에 매달아 놓고 도망을 갔다. 그리고 한 달 뒤에 다시 와서 소를 훔쳐 갔다.

“소를 한번은 훔치러 왔는데 복숭아를 한다고 일꾼을 얻어놓고는 얘기를 하는데 송아지가 하도 울어. 그래서 나갔더니, 우리 아저씨보고 나가라니깐 안 나간댜. 그래서 내가 나갔더니 송아지가 그렇게 울어요. 근데 나가서 보니깐 가만있어. 도둑놈이 안에 들어와 있던 거야. 그 안에 소 있는데. 소 네 마린데 한 마리는 큰 소만 가지고 갔어요. 조그만 것들은 그냥 끈을 안 매고 그냥 놔둬서 못가지고 가고. 아홉 달 밴 새끼를 뱄는데 그걸 끌고 갔어. 끌고 가가지고는 한 신데 밤에. 한 시에 송아지가 울고 난리여서 보니까 큰 소가 없는 거야. 그래서 마을에 해가지고 쫓아다녔는데 세 시 넘어서 하얀 자가용이 오더니 우리 아저씨가 잠옷 바람에 막 헤질러 다니고 동네 사람들이 찾으러 당기고 난리가 났는데, 자가용이 와가지고 아저씨 소 잃어버렸냐고 그랴. 자가용에 세 사람이 탔어. 그런데 그 사람들이 차가 미처 안와가지고 인제 저 미루나무에다 붙들어 매놓고 차가 안 오니깐. 근방에서 오고 그럴 거 아녀 경찰들이. 그래 도망을 못가니깐 자가용이 와가지고 가르켜 준겨. 소가 저기 있다고. 그래 아저씨가 소가 저기 있다니깐 좋아가지고 차를 탔다고. 가니까 미루나무에다 붙들어 맸어. 그래가지고 찾았어. 찾았는데 한 달 만에 또 훔쳐간 겨. 그 사람들이 또 와서 훔쳐갔지”

소를 되찾기 위해서 한복실 할머니가 점쟁이에게 물어봤는데, ‘건너 마을 첫 번째 집에 가면 있을 것이다’라고 해서 장사꾼 흉내를 내고 그 집에 찾아갔다. 하지만 문이 닫혀 있고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안으로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할 수 없이 그냥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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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2(한복실)

“그때 와가지고 집에 계실 때, 소를 끌고선 개울가로 끌고 왔는데 빨래터에 건너가다 보니까 밭둑이 다 빠졌더라구. 끌고가서. 차를 거기다 대고서 실어간겨. 그래가지고 점쟁이 점을 쳐가지고 그로 가기는 분명히 갔는데 어디 가면은 소가 아홉 달 되니까 잡지도 못하는겨. 가면은 저 동네 가가지고 첫 집에 가면 있대 소가. 다 헛일이지만. 점을 쳐가지고서는 보따리를 내 옷을 잔뜩 잔뜩 싸가지고 갔지 거기를. 그 장사하는 식으로 하려고. 그랬는데 첫 집이라고 그러더라고. 가니깐 첫 집에 있더라고. 있는데 문을 닫아놓고 인제 여름이니까 그때 한 유월달인가 오월달인가 문을 닫고 없더라고 낮인데. 근데 광을 걸어나가지고 뭐라 할 수 없고 빈집이니까. 근데 꼭 소가 어디 뭐 있는거 같아. 광 어디에 내 기분에. 근데 들어갈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남의 집에 들어갈 수도 없고. 내가 보면 알지 소가 우리 거니까. 그래서 그냥 나왔어. 못 찾았어. 내가 보지를 못하니”

조사자가 나중에라도 다시 그 집에 찾아가서 소를 찾아오지 그랬느냐고 여쭤보자, 체념한 목소리로 ‘점쟁이가, 소가 남편 대신 집을 나간 거니 찾아오지 말라’고 했다며 말해주었다.

“점쟁이가 그랬어. 그 소가 아저씨 대신 나간 거니까 찾지 말라고. 아저씨가 돌아가실 건데 소가 나갔다고 찾지 말래. 그래도 나는 아까워서 찾으러 간 거지. 그래서 그 생각에 그냥 왔어. 그랬더니 또 한 군데 뭐 몇 군데서 그러더라고. 아저씨 대신 간 건데 찾지 말라. 근데 그게 큰 재산이였어, 소가. 소 한 마리 팔아가지고 우리 땅을 다섯 마지기 샀는데 논 그걸”

한복실 할머니는 남편 대신 액땜으로 소를 잃어버린 것이라 생각해도, 속이 상하고 아까워서 찾으러 나갔던 건데 시어머니 속은 오죽 했을까 싶다면서 시어머니 마음을 헤아렸다. 그렇게 15일 정도를 앓다가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다. 한복실 할머니는 일을 하러 나가 있어서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

“한 십오일 있다가. 원래 몸이 좋진 않았어. 아침에 죽을 써가지고 드리니까 한 공기 싸가지고 다 잡숫는지 모르고 하더라구. 근데 죽는 사람은 눈을 보면 안대. 나는 그런 걸 못 봤잖아. 나는 죽은지 모르고 일 갔지. 그때도 복숭아 소국을 댈 때여. 복숭아를 땄는데 점심 먹을 때, 오토바이가 동동 거리고 와. 봤더니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동네 사람들이 데리러 왔어. 그래서 못 봤어요. 그랬더니 오니깐 눈 뜨고 있더라고. 그랬는데 내가 쓸었는데 감더라고”

고운정보다 미운정이 더 무섭다는 말처럼, 자신을 못살게 괴롭혔던 시어머니가 돌아가시자 한없이 눈물이 나왔다. 그동안 시어머니에게 받은 설움과 호강 한번 제대로 시켜드리지 못하고 고생만 하다 가신 시어머니가 안쓰럽고 불쌍해서였다. 이야기를 하면서 시어머니 생각이 나는지 눈가를 닦아내었다.

“시어머니 돌아가셨는데, 그 순간에는 엄청 울었어요. 내 설움에 엄청 많이 울었어. 그래도 안됐어. 고생을 하고 그리고 돌아가시니까 안됐더라구. 미울 때는 밉더라두.”

그래도 그 힘든 시간들을 견디게 해준 건 착한 아들딸이 있어서였다. 항상 학교 갔다 오면 어머니 일을 도와주고 말썽 한 번 안 피우고 착하게 잘 자라줘서, 자식들 때문에 고된 시집살이를 다 겪으며 살아왔다.

“그래도 그전에 그렇게 고생한 게 지금은 호강하잖아요. 애들을 잘 둬서. 딸들도 시집살이 안하고 잘살고. 애들이 착했어요. 학교 갔다 오면 청소하고 도와주고 아버지 주전자에다가 자전거 타고 술 받아오는겨. 애들이 기집애들이. 우리 큰 딸은 살림 밑천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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