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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조사와 나무 조사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1E020103
지역 충청북도 음성군 음성읍 사정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정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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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조사와 나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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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재배지(김두일)

예전에는 마을에서 집집마다 큰일이 있거나 하면 술을 담그는데, 당시에는 술 담드는 게 금지되어 있어서, 술 담그지 못하게 감시 조사를 다녔다. 술 조사가 나오면 마을이 온통 술렁였다. 강당말에 술 조사 나왔던 이야기를 김두일 새마을지도자로부터 들어 보았다.

“없는 사람은 뭐 담글 형편도 못 됐고, 있는 사람은 일을 하자면 술 사다 먹기가 힘드니깐, 큰돈이 들어가니깐. 집에다 군 직원들 면 직원들 몰래 집안 으슥한 곳에다가 항아리에 담궈 가지고, 그렇게 많이 해먹고. 말은 보리술도 해먹었다는데 보리술은 나는 못 봤고.”

“벌금을 물었나요? 술 막 뺏기고?”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여 여쭈니

“벌금도 물었죠. 뺏기는 것까지는 모르겠고. 우리 집에서 많이는 안 담궜어도 밀주 한 번 해서 벌금 한 번 물어봤죠. 나는 벌금이 얼마인지는 몰라도, 그냥 얘기만 듣고. 그 사람들이 오면 우리집 앞에 그 동산에서 내다본다는 겨. 한 사람은 동네 돌아다니고. 한 사람은 올라가서 보고. 왜냐면 감추는 거 본다고.”

그리고 강정순 할머니(29년생, 79세), 이상혁 반장(56년생, 52세)도 술 조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상혁 반장은 “국세청이 생기고, 술이 안 팔리니깐 양주장 같은 데서 신고를 해. 옛날에는 돈이 없으니깐 못 사먹고 집에서 해 먹는 거지. 집집마다 다 담궈 먹는데, 저 할머니 술 조사 나오면 냄새 나잖아? 방에 들어오면 술 냄새가 나잖아. 그럼 이불 덮어 놓고 끌어안고 살려달라고. 세무서 직원이 나와서 적발을 하면 벌금이 나올 꺼 아냐. 그러니깐 살려 달라고 살려 달라고.”했다.

강정순 할머니는 “쌀로 가지고 꼬드밥 쪄서, 담가놨다가 꼬드밥 쪄서, 누룩은 밀 타서 가루는 먹고 그 위에 찌기미 그걸 가지고 누룩을 다 죽여서 띄우기를 잘 띄워야 혀. 메주마냥. 그것 빻고 쌀 찧고 해서 섞어 가지고. 놀이 갈 때도 내가 그거 두 축을 해갔는데, 맑은 술로. 한창 익을 때는 술 냄새가 확 나. 그래서 술 조사 오면 많이 걸려”

오늘날은 술을 담그는 것을 밀주로 취급하지 않고, 전통 민속주로 대접받기도 하며, 집에서 담궈 먹어도 되고 식당에 가면 직접 만들어 파는 것도 있으니 세월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나무 조사에 대해서도 김두일 새마을지도자가 들려주었다.

“저녁때, 지금은 관심이 없지만, 옛날에는 땔나무로 보통 입낭구들, 갈퀴나무, 화라지 진드기들 같은 건 낮에 해오지만, 이놈의 장작은 저녁에 하거든. 해 다 넘어가고 으슥할 때, 해지고 넘어와서 저녁에 잘라서 뽀개는 거유 어둡기 전에. 지금은 전기불이나 있어서 밤에도 할 수 있지만, 옛날에는 등잔불 밑에서 못 쪼개잖아. 그래서 저녁나절 쪼갠다고. 그 무렵에 꼭 나무 조사를 다니거든. 큰 나무들 비지 말라는 거지 지금 말로 산림 보호지 뭐. 나무 조사에 걸리면 술 조사에 걸리는 것과 같이 벌금을 물어”

술 조사와 나무 조사는 예전 마을 사람의 생활모습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오늘날 고장마다 민속주가 나오고, 땔나무 대신 전기와 가스가 편리하게 공급되면서 볼 수 없는 풍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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