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1E020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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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충청북도 음성군 음성읍 사정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서영숙, 조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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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 하나만 아들 낳은 것 같았지
25살에 첫아이를 낳았는데 사산되었다. 집에서 여러 날 애를 쓰고 아프다가 결국 무극 병원에서 출산했는데 병원에서 잘못 됐다. 9시쯤 낳았는데 12시쯤에 병원에서 김장일 할아버지께 밤에 갖다 치우라고 했다. 둘둘 말아서 몸에 안으니깐 따뜻했는데, 그때 잘 살펴봤어야 하는데 그런 걸 잘 몰랐다. 원래 애기는 일단 낳으면 싸늘하게 몸이 식는 건데 그걸 모른 것이 안타깝다.
그리고 26살에 첫 딸을 출산했다. 집에서 낮에 출산하였는데, 시어머니는 애쓰는 게 딱해서 안 들어오고 남편이 들어왔다. 김장일 할아버지가 많이 자상하고 꼼꼼해서 낫, 가위, 실 다 소독해놓고 시어머니가 시키고 할아버지가 했다. 탯줄은 가위나 낫으로 잘랐는데, 낫으로 가르면 사내동생 낳는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었다. 박재순 할머니는 아이 낳고 돌아누우면, 나머지는 김장일 할아버지가 다 하였다.
산간은 시어머니가 3일 동안 해주고 4일부터 그냥 살림을 했다. 시어머니가 미역국 갖다 주고 밥 먹는 거 쳐다보고 있으니깐 가만히 있을 순 없고, 그거 설거지 하러 나오고 그때부터 일하게 되었다. 집 앞 우물에서 물을 퍼다 먹을 때였는데 무거운 것 들면 안 되니깐 남편이 도와주었고, 어느 해는 시작은 어머니가 산바라지 해 준 적도 있다.
“금줄은 왼새끼를 꽈서, 너불너불한 거 몇 개씩 끼어놓고, 남자는 빨간 고추랑 숯, 여자는 솔가지랑 빨간 고추랑 숯. 시아버지가 치고 애기 나오면. 일주일 치는 사람도 있고 삼칠일 거는 사람도 있는데, 상주나 나쁜 거 본 사람이나 개 시체 본 사람, 행상 나간거 보는 사람들은 들어오지 말라고.”
“삼신밥으로 국 한 그릇, 밥 한 그릇 물 한 그릇 상에 해서 애 머리 위에 놓고, 삼신할머니한테 빌었지. 빌고 나면 애기 엄마가 먹고. 쌀밥에 미역국 먹으면 젖이 잘 나오는데, 보리밥이나 국수 같은 거 먹으면 젖이 잘 안 나와. 요즘 산모들은 밥을 조금씩 먹어서 그래서 젖이 안 나오는 겨.”
그리고 막내로 아들 낳아서 좋았다고 한다.
“딸 낳다가 아들 낳아서 좋았지. 세상에 나 하나만 아들 낳은 것처럼 좋아했어요. 밤에 낳았는데, 언제 날이 밝아서 언제나 아들 낳은 거 다 아나. 그때는 아들이 그만큼 귀하고. 그리고 딸을 낳고 딸을 낳고”
그래서 시어머니가 “그 놈의 지지배들, 사모녀년들” 하고 맨날 서운해 했는데, 친정어머니는 “얘, 애만 많이 낳아 뭐하냐. 너 고생이고. 아들 또 하나 낳아봤자 너만 고생해. 아들 둘 둔 사람보다 하나 둔 사람이 호강해.”라고 말렸다.
“며느리가 둘이니깐 서로서로 떠민다고. 그래서 더 마음고생이니깐 그렇치 않아도 애가 있는데도 그만 낳으라고 하셨지. 근데 넷 키우던 놈이 다섯 못 키워? 낳으라니깐 낳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