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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202545
한자 婚禮
영어의미역 Marriage Ceremony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북도 구미시
집필자 석대권

[정의]

경상북도 구미 지역에서 미혼의 남성과 여성이 부부로 인정받는 평생의례.

[개설]

전통적인 혼례는 『사례편람』이 널리 보급된 조선 후기부터 일반적으로 의혼(議婚), 납채(納采), 납폐(納幣), 친영(親迎)의 절차로 진행되었다. 큰 범주에서는 구미 지역의 전통 혼례 절차도 이와 비슷하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현재 구미 지역은 다른 지역과 같이 전통적인 혼례 방식은 볼 수 없고, 구미 시내 예식장에서 혼례를 치르거나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절이나 교회에서 혼례를 치른다.

[혼례서]

구미 지역에서 혼례에 관한 의례서는 많이 전하지 않지만, 구미 출신 장현광의 「혼의(婚儀)」가 눈에 띈다. 「혼의」는 혼례 의식을 『주자가례』와 『의례』를 참고하되 나름대로 형식을 취하였다. 「혼의」에 나타난 절차와 조목은 다음과 같다.

납채(納采), 납징(納徵), 청기(請期), 계(笄), 진기찬(陳器饌), 서행고사당(壻行告祠堂), 초자(醮子), 서지고사당(壻至告祠堂), 초녀(醮女), 전안(奠雁), 동뢰(同牢), 서현부지부모(壻見婦之父母), 부현구고(婦見舅姑), 구고례부(舅姑禮婦), 부현우제존장(婦見于諸尊長), 총부궤구고(冢婦饋舅姑), 향부(饗婦), 향송자(饗送者), 부묘현(婦廟見) 등으로 되어 있다. 장현광은 「혼의」에서 『의례』에 있는 청기(請期)의 절차를 넣고 그 다음 절차에 계례를 포함시겼다.

해평최씨 최헌식(崔憲植, 1846~1907)이 지은 『가례증설(家禮增說)』, 『가례보의(家禮補疑)』, 『가례보의별집(家禮補疑別集)』이 있다고 하나 현존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1999년 선산김씨원당공파종친회에서 『가례편람』을 만들었는데 여기에도 전통적인 혼례 절차가 수록되어 있지만 실제 이용되고 있지는 않다.

[전승 사례]

구미 지역의 전통 혼례는 해평면 해평리 전주최씨 집안의 혼례 사례에서 그 모습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해평면 해평리 전주최씨 집안의 혼례 절차는 중매-사주단자-택일-삼행-신행-폐백 등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중매는 가문끼리 혼사를 정하는 일이니 중요하게 여겼고, 신랑 집에서 사주단자를 보내면 신부 집에서 택일하여 혼례를 올린다. 삼행은 신부가 혼례를 치른 뒤 친정에서 ‘해묵이’를 하는데 신랑이 혼인식이 끝나고 돌아간 뒤 한 달을 넘기지 않고 신부 집으로 오는 것을 말한다. 신행과 폐백의 풍습은 다른 지역과 같고 시집에서의 첫날밤은 시어머니와 함께 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중매

중매가 들어오면 시어머니가 될 사람이 며느리 감을 보러 가는 일은 있지만, 혼인 전에 신랑·신부가 보는 일은 없다. 혼인을 가문과의 연결로 생각하고 한 번 혼인을 하면 평생을 그 집에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2. 사주단자

혼인이 정해지면 신랑 쪽에서 사주를 써서 중신애비를 통해 신부 쪽에 보낸다. 사주를 받으면 여자 쪽에서 혼인을 하겠다는 문서를 써서 보낸다.

3. 택일

사주단자가 오면 신부 쪽에서 날을 받아 보낸다. 그러면 신랑 집에서는 신부의 ‘웃티’를 한 벌 해 보낸다.

4. 혼인

혼인을 하면 신랑이 신부 집에서 5일간 자고 간다. 신부 쪽에서는 신랑이 갈 때 예물을 보낸다. 보통 시아버지 도포, 신랑 도포, 바지저고리, 두루마기, 시부모의 금침 이부자리를 보내며, 신랑이 삼행을 올 때 또 혼수가 온다. 혼수는 무명, 삼베, 명주를 물들여 치마저고리 등을 해서 보낸다. 시절에 따라 유똥, 인조 등으로 해서 보내기도 했다.

5. 삼행

신부는 혼인한 뒤 일 년 동안 친정에서 묵는다. 신랑이 돌아간 뒤 혼인한 달을 넘기지 않고 신랑이 신부 집으로 삼행을 온다. 이때에 신랑이 혼수를 가져 온다. 신랑이 삼행을 올 때도 시어른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보통 봄에 오는데, 4월 파종이 끝나고 ‘꼼비기’를 먹을 때 온다.

6. 신행

“칠팔월 실거래 바람에 혼인 신부 마음 설렌다”는 이야기가 있다. 신랑이 삼행을 한 다음 팔월 즈음이 되면 날을 받아 신부를 데리러 온다. 신행은 폐백 음식과 혼수품들을 가지고 가는데, 친정아버지와 하인들이 따른다. 신부의 가마 속에는 찹쌀과 계란을 세 개 담아 가는데, 이것으로 시집 간 사흘 만에 밥을 지어 먹는다.

7. 폐백

신행을 온 신부는 큰상을 받는다. 신부와 신부 아버지가 받는 상은 경반상이라 하고, 손님들을 대접하는 것을 대반상이라 한다. 경반상을 다 받았으면 헌구례를 한다. 신부가 준비해 온 폐백 음식으로 상을 차리고, 시댁의 대소가 어른들이 모여 있다. 신부는 족두리를 쓰고 시어른들에게 절을 하고, 다른 집안 어른들께도 인사를 드린다.

8. 첫날밤과 이후

폐백을 마친 다음 시댁에서의 첫날밤은 시어머니와 함께 자야 한다. 그래야 고부 사이가 좋아진다고 한다. 시댁에 온 지 삼 일째 되는 날부터 부엌 살림을 시작하는데, 이 때 신행 때 요강에 담아온 찹쌀로 밥을 짓고 계란과 폐백용 음식으로 준비해 온 반찬을 곁들여 낸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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