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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2C020302
지역 경상북도 구미시 인동동 신동(새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권삼문

불천위(不遷位)는 말 그대로 옮기지 않는 위패를 말한다. 통상 4대봉사로 정착된 이후에는 5대조가 된 조상의 위패를 그 묘소에 가져가 묻는다. 이를 친진(親盡)이라고 한다. 하지만 유명한 인물의 경우 5대 이상이 되어도 그 위패를 봉안하고 후손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제사를 지내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 불천위의 자격을 획득하게 되는 인물들의 공적은 『예서』의 표현을 빌리면 공존사직(功存社稷, 사직을 받든 공), 교재사문(敎在斯文, 유학에 끼친 공), 업수후예(業垂後裔, 후진양성의 공)라 하였다.

국불천위(國薦 불천위)는 사림의 발의에 의해 왕이 재가한 국가 공인의 불천위이다. 향불천위(향천불천위, 유림불천위)는 도내의 사림의 발의에 의해 도내 사람의 공인을 받은 불천위이다. 문중불천위는 집안의 공론에 의해 불천위로 선정된 경우이다. 누가 어떤 불천위에 해당하느냐는 해당 가문에 묻기도 어려울뿐더러 자료도 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판정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자세한 조사연구를 기대해야 한다. 인동장씨 남산파의 현조인 여헌 장현광은 불천위로서 문중의 명예가 되고 있다.

[제수의 장만]

종묘, 문묘, 향교, 서원은 그 제물의 숫자를 차례로 제한하여 향사의 등급을 제한하였다.

종묘 : 12변 12두, 4보 4궤, 6대갱 6화갱, 생우양시, 숙우양시, 모혈반

문묘 : 12변 12두, 2보 2궤, 3대갱 3화갱, 생우양시, 숙우양시, 모혈반

향교 : 8변 8두, 2보 2궤, 생우양시

서원 : 4변 4두, 1보 1궤, 생양시

*대갱(간을 하지 않은 고기국), 화갱(나물을 넣은 국), 생우양시(익히지 않은 소, 양, 돼지고기), 숙우양시(익힌 소, 양, 돼지고기), 모혈반(소의 털과 피)

모든 제사에서 제수의 장만이 중요하다. 특히 가족의 범위를 넘어서 문중의 여러 사람과 혼인과 학연으로 맺어진 타문중의 참례자가 있는 향사, 석채, 큰제사[불천위제] 등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제사는 제물을 차리는 진설도와 의례의 절차를 기록한 홀기가 있다. 기본적으로 진설도에 따라 제수를 장만하기는 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고인이 생전에 즐겼던 음식, 또는 기호식품을 따로 마련하는 경우가 많고, 현실적인 제약을 피하기 위해 관행의 제수 장만은 진설도와 조금 다르기도 하다.

여헌 선생 큰제사에 있어서 특기할 만한 것은 잉어를 올렸다는 것이다. 낙동강이 가까운 탓인 것 같다. 최근 들어 잉어를 구하여 장만하기가 수월하지 않아서 조기를 대신 쓰는데, 달걀과 종이로 치장을 하여 조기가 아니라 잉어 같이 보이게 하여 쓰고 있다.

〈그림〉여헌 불천위제 진설도

〈그림〉실제 상차림

실제의 관행과 진설도를 대비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사에 있어서 떡을 괴는 일, 제수의 포장, 모양내기 등에서 각 집안의 전통이 형성되고 다른 집안에 대해서 자랑으로 삼는 특징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집사의 선정]

큰제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제사에서 술잔을 올리는 헌관, 축문을 읽으며 여러 가지 중요한 임무를 지닌 축관, 홀기를 읽는 집례, 술을 따르고 올리는 집사 등 많은 인원이 필요하므로, 당일 참석한 사람들의 명부인 시도기를 갖고, 종손을 중심으로 한 집안 어른들이 모여서 결정을 하여 이를 작성하여 제청(제사를 지내는 장소, 주로 대청)에 내건다. 초헌관은 당연히 주인인 종손이 된다. 아헌관은 종손의 부인인 종부가 맡으며, 종헌관은 집안사람의 경우에는 항렬과 연치(나이) 등을 고려하여 비중 있는 인물이 선정된다. 축관과 홀기를 담당한 집례는 제례에 밝은 집안의 어른으로 정한다.

초헌(初獻) : 첫 술잔을 올리는 제관, 강신례, 초헌례를 행한다. 종손이 맡는다.

아헌(亞獻) : 두 번째 술잔을 올리는 제관. 종손의 부인인 종부가 맡는다.

종헌관(終獻官) : 세 번째 술잔을 올리는 제관.

축(祝) : 축문 작성과 초헌례 때 독축(讀祝)하는 제관. 축관이라고도 한다. 초헌 때 축문을 읽고, 주독(위패를 모신 함)의 뚜껑을 열고 닫는다.

집례(執禮) : 홀기를 읽는다.

봉향(奉香) : 향 담당.

봉로(奉爐) : 향로 담당.

봉촉(奉燭) : 촛불 담당.

봉작(奉爵) : 술잔 담당. 봉작은 전작에게 술잔을 받아서 잔을 채워 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전작(奠爵) : 전작은 헌관들이 헌작할 때 제상에서 잔을 내리고 헌관에게 잔을 전해주며 다시 제상에 올리는 역할을 한다.

집사(執事) : 사당문 여닫기, 제수 올리기 등.

[제사 모시기]

제사의 순서를 적은 글인 홀기(笏記)를 통해서 여헌 할배의 기제사를 살펴보자. 홀기는 향교의 석전, 서원의 향사, 문중의 묘사 등에서 쓰며, 개인의 기제사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다만 불천위제와 같이 제사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은 제사는 홀기가 마련되어 있고 이 홀기를 부르는데 따라서 제사를 차례대로 모신다.

제사의 차례는 사당에서 신주[위패, 조상신을 적어 놓은 패]를 모시고 나오는 출주례(出主禮), 신의 강림을 비는 강신례(行降神禮), 첫 술잔을 올리는 초헌례(行初獻禮), 두 번째 술잔을 올리는 아헌례(亞獻禮), 마지막 세 번째 잔을 올리는 종헌례(終獻禮), 신위에 음식을 권하는 유식례(侑食禮), 신을 작별하고 보내는 사신례(辭神禮)이다.

먼저 사당에서 신주를 모시고 나오는 ‘출주례(出主禮)’이다. 주인(제주)을 비롯하여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사당 앞에 도열을 한 후, 집사가 사당문을 열고, 모든 사람들이 두 번 절을 한다. 그 후 주인은 사당 안으로 들어가 신위 앞에 꿇어앉는다. 그러면 축관[축문을 읽는 사람]이 신주를 모셔 나가는 사연을 고한다. 즉 ‘오늘은 15대 할아버지을 추모하여 제사하는 날입니다. 신주께서 정침[집의 중심, 주로 안채의 대청]에 나아가실 것을 감히 청하며, 할머니도 함께 드시도록 하십시오.’라는 내용이다. 이어서 축관이 신주를 받들어 나오고, 모든 이들이 그 뒤를 따라서 안채로 들어간다. 안채의 대청에는 제상이 마련되어 있고 그 뒤에는 신주를 모시는 교의[의자]가 있으니 거기에 모신다. 신주의 두껑을 연후 모두 신주를 참배하는 절을 두 번 한다.

강신례에서는 향에 불을 붙이고 술을 모사에 부은 후 주인이 두 번 절을 한다. 그리고는 주인과 축관이 제상에 고기(大肉), 국수, 어물(大魚), 떡(미식), 육탕, 어탕, 메[밥]를 차례로 올린다.

첫 번째 잔을 올리는 초헌례는 주인이 술잔을 올리고 축관이 고기적(육물 적)을 올리고 밥그릇 뚜껑을 연다. 축관이 주인 옆에 꿇어 앉아 축문을 읽는다. 축문은 ‘15대손 아무개가 15대조 할아버지께 고합니다. 해가 바뀌어 제삿날이 돌아왔습니다. 추모하는 감회에 젖어 길이 사모함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삼가 맑은 술과 여러 가지 음식을 공손히 올립니다. 그리고 15대조모 할머니들도 함께 드시기 바랍니다.’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인이 두 번 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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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잔을 올리는 아헌례는 아헌관이 술잔을 올리고 축관이 어물을 올린다. 헌관이 두 번 절을 한다. 아헌관은 주부(주인의 부인)가 된다. 이 제사를 모실 때 아헌관인 종부는 방에서 절을 하였다.

마지막 세 번째 술잔을 올리는 종헌례 역시 종헌관이 술을 올리고, 축관이 꿩고기(실제로는 닭고기)를 올린다. 종헌관이 두 번 절을 한다.

다음은 음식을 권하는 유식례이다. 주인은 각각의 술잔에 술을 더 따르는 첨잔을 하고 축관은 밥그릇에 숟가락을 꽂고 젓가락을 바로 놓는다. 주인은 서쪽에서, 축관은 동쪽에서 두 번 절을 하고 집사는 문을 닫는다. 실제로는 병풍으로 제상을 둘러쳤다. 주인과 모든 제관(참례자)들이 한참 동안 엎드려 있는다.

마지막으로 신을 작별하고 보내는 사신례이다. 축관이 기침을 세 번하고 문[병풍]을 열고, 축관이 탕국을 물리고 숭늉을 올린다. 주인이 숟가락을 축관에게 주어서 숭늉에 담그게 하고, 밥뚜겅을 덮는다. 모든 제관들이 국궁(고개를 숙인 자세)을 하고 정숙하게 기다린다. 축관이 숟가락을 물린 후, 주인은 동쪽에 축관은 서쪽에 서서 서로 읍을 하면서 ‘예성(禮成, 예가 원만히 이루어져 잘 마쳤다는 뜻)’이라고 고한다. 제관들이 모두 재배(절 두 번)를 한다. 축관이 주독(신주를 모신 함)의 뚜껑을 닫고, 집사는 잔을 물리고,축관이 축문을 불사르고, 축관이 신주를 사당에 모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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