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상북도 구미시 도개면 궁기리 농암마을에 있는 고려 충신 농암(籠巖) 김주(金澍)의 유허비.

[개설]

김주의 관향은 일선(一善)으로, 호는 농암이다. 순충공(順忠公) 김선궁(金宣弓)의 후손으로 백암(白巖) 김제(金濟)의 아우이다. 1392년(공양왕 4) 예의판서로 명나라에서 하절사(賀節使)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던 중 압록강에 이르러 조선 건국의 소식을 들었다.

이때 충신은 불사이군(不事二君)이라는 절의로 부인에게 결별의 서신과 함께 관복, 신을 싸 보내며, 부인 사후에 합장하라는 서신을 보낸 12월 22일을 기일(忌日)로 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러고는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황제로부터 예부상서(禮部尙書)를 제수받고 형초(荊楚)에서 은거하다가 생을 마쳤다.

[건립경위]

조선 숙종 때 선산부사 김만증이 재임 중 고려 충신, 조선 사육신, 생육신 유허비 4기를 1694~1697년간에 건립하였다.

[형태]

사암 재질의 전형적인 규형(圭形) 비로, 높이 123㎝, 상부 폭 46㎝, 하부 폭 43㎝, 두께 17㎝이며, 대석은 장방형으로 지면에 노출된 높이가 20㎝, 폭 103㎝, 길이 53㎝로 재질은 화강암이다.

[금석문]

비의 앞면에 ‘고려예의판서농암김선생유허비(高麗禮儀判書籠巖金先生遺墟碑)’라고 예서(隸書) 예변체(隸辨體)로 각자되어 있다. 글자의 크기는 가로 9㎝, 세로 8㎝이다.

[현황]

김주 유허비는 구미시 도개면 궁기리 농암마을 뒷산 기슭에 서향으로 마을을 향하여 서 있다. 비는 침하와 습해로 하부에 박락 현상이 있으며, 비각은 맞배집 단간 비각으로, 대지에 기단을 마련하여 석심 토축의 기단 위에 주초를 놓고 가구를 구성하여 살창으로 막았다. 지붕은 홑처마에 기와를 얹고 단청을 하였으나 퇴락한 상태이다.

[의의와 평가]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킨 절신(節臣)의 생가 터와 지역에 남긴 유풍을 기리기 위하여 건립한 비로, 야은 길재(吉再) 유허비와 더불어 역사적인 사실을 전해 주고 있어 그 가치와 의의가 높다.